[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금융위기 여파로 유럽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들이 유럽 시장에 다시 들어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올해 상반기 미 10대 MMF가 전체 운용액 6520억달러(약 724조6900억원) 가운데 15%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리스·스페인 위기로 유로존 붕괴 우려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 6월 이후 90% 증가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프랑스 은행들에 대한 미 MMF의 투자는 지난해 6월 이후 225%나 폭증했다.
미 MMF는 유로존 내 단기 유동성과 달러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자금줄이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유로존 부채위기가 심화하고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고조되자 미 MMF들은 유로존에서 속속 이탈했다.
최근 미 MMF들이 유로존으로 다시 관심을 돌리는 것은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 회복됐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원유 소비가 늘고 제조업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유럽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공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피치의 마틴 한센 애널리스트는 "유럽 경기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유럽 시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미 MMF가 유럽으로 복귀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미 MMF의 유럽 투자가 증가한 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국채 매입 등 시장에 대한 개입 방침을 밝힌 이래 유로존이 안정된 것이다.
피치는 미 MMF가 유럽에 다시 관심 갖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 규모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미 MMF의 유로존 투자는 2006~2011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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