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사우디 아라비아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알왈리드 탈랄 왕자가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가 미국의 셰일혁명에 따른 경재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는 알리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사우디 경제의 다각화를 위한 계획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 서한의 사본은 알왈리드 왕자의 삼촌인 압둘라 사우디 국왕을 비롯한 사우디 관료들에게 보내졌으며 28일 왈리드 왕자의 트위트에 게재됐다. 서한은 5월13일자로 돼 있으며 왈리드 왕자의 대변인은 진짜라고 확인했다.
그는 서한에서 “우리나라는 거의 전적으로 석유에 의존하는 터라 지속하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지난해 석유수출로 3360억 달러를 벌었다. 왈리드 왕자는 석유수입은 사우디 재정의 92%를 차지한다고 주장했지만 OPEC은 9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왈리드 왕자의 이 같은 서한은 북미의 석유생산 증가로 OPEC산 석유수입이 15년 사이로 최저로 낮아진 북미지역이 사우디에 가하는 위협을 폄하하고 있는 OPEC이나 사우디 고위 관료들의 생각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미국의 수입감소에도 OPEC의 석유수출 수입은 지난해 1조2600억 달러를 거뒀다.
나이미 석유장관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의 석유생산 증가가 국제유가 안정에 기여한다며 환영했다. 나이미 장관은 또 미국의 정유사들이 사우디산 중질유를 대체할 수 없어 사우디의 대미 석유수출이 2012년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왈리드 왕자는 서한에서 “세계는 사우디를 포함한 OPEC국가의 원유에 점점 덜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왈리드 왕자는 “장관님의 말씀에 동의하지 않으며 북미의 셰일가스 생산증가는 불가피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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