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신비의 바닷새'로 불리는 뿔쇠오리 번식생태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베일을 벗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자세한 경로, 번식성공률 등의 번식생태가 최초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 국립공원연구원(원장 신용석)은 지난 2011년부터 신안군 구굴도에서 뿔쇠오리의 자세한 번식생태를 조사하기 위해 번식개체군 크기, 번식성공률, 주요 먹이활동 지역 등 전반적인 번식특성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구굴도에서 22쌍의 번식 둥지를 관찰한 결과 뿔쇠오리의 번식성공률은 53%로 조사됐다. 구체적 번식생태는 지난 1983년 국내에서 뿔쇠오리의 번식이 확인된 이후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위성 지리 정보 장치 시스템(GPS) 기록 장치를 이용해 뿔쇠오리의 먹이활동 거리를 조사한 결과 번식둥지가 있는 구굴도에서 20∼50㎞까지 이동했다가 24시간 만에 되돌아온다는 행동반경을 보였다.
해가 진 후 번식지로 돌아온 뿔쇠오리는 곧바로 둥지로 가지 않고 주변 해상에서 3시간 정도 머문 후에 둥지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뿔쇠오리는 크기가 24㎝ 정도이며 머리 뒤쪽에 뿔처럼 긴 머리 깃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무인도에서만 번식하는데 개체 수는 1만 마리 이하로 추정된다.
번식은 도서지역의 경사가 심한 곳의 바위틈이나 좁은 굴에서 한다. 보통 알을 2개 낳아 암수가 번갈아 가며 30일 정도 알을 품고 새끼는 부화한지 하루나 이틀 만에 어미를 따라 바다로 나간다. 바다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알려진 생태가 거의 없어 학자들 사이에서는 '신비의 새'로 알려져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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