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수수료에도 과세…年7000억 더 걷는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정부가 은행 수수료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할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7000억원 이상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3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 공청회'를 열고 장기적으로 금융·의료용역, 학원 등에 부가가치세 과세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 발표를 진행한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의료목적이 아닌 성형외과 수술, 댄스 학원, 자동차 학원 등에도 부가세를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특히 "금융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은 모두 부가세 부과 대상"이라면서 "예금을 하고 찾는 것 외에 다른 부가서비스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 것이 원칙으로 현금 인출과정세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펀드 판매 수수료 등의 금융 서비스도 부과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은행경영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18개 국내 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7조원을 상회한다. 원화·외환수입수수료, 지급보증료, 유가증권대여료 등 은행의 수수료 수익을 포괄한 금액이다.

현재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율은 1977년 도입이후 줄곧 10%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 수수료에 10%의 부가세를 부과하면 단순 계산해도 연간 7300억원 이상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은행 이외에 다른 금융기관의 수수료에도 부가가치세를 매기면 금융관련 서비스에서 1조원 이상의 세금을 걷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수수료의 경우 결과적으로 은행의 법인세를 통해 세금이 부과되는 만큼 엄밀히 따지면 세금이 안 붙는 것은 아니지만 부가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또 교육 분야에서 학원중에 부과세가 부과되지 않는 댄스학원, 자동차 학원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과 의료 분야에서 질병을 고치는 목적이 아닌 성형외과 수술이나 시술 등에는 부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물병원에서 애완견 미용 등에 대한 부분도 과세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연구위원은 법인세는 과표구간을 단순화하는 등 세부담이 늘지 않도록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재산세는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늘려 부동산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