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올해 뉴욕 증시를 ‘좀비(zombie) 증시’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미 경제전문 채널 CNBC가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대해 좀비라는 별칭을 붙였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클레인토프 수석 스태래지스트의 독특한 견해를 소개하면서다.클레인토프는 최근 미국 증시에대해 ‘ 워킹 데드 마켓 (Walking Dead Market)’ 이라는 표현을 썼다. ‘워킹 데드’는 요즘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 드라마 제목이다.
어감은 섬뜩하지만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다. 무수한 고난과 위협 속에서도 죽지 않고 불사조처럼 끈질기게 살아난다는 의미로 쓴 것이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올해 안팎에서 숱한 고비에 직면했었다. 국내에선 더딘 실업률과 경제회복이 늘 투자자들의 가슴을 졸였다. 지난 달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해가겠다는 출구전략까지 언급했다.
외부 위협 변수도 많았다. 키프로스에서 촉발된 유로존 위기, 시리아·이집트 등에서 촉발된 중동 위기,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이다. 위협 요인이 나올 때마다 시장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세 둔화를 우려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비웃는 듯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23일에도 다우지수는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장중 1700선까지 넘어섰다.
클레인토프 스트래지스트는 “특히 S&P500 지수는 올해 집중 포화 속에서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강세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사조 같은(unkillable) 주식 랠리가 제대로 평가는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클레인토프는 하반기에도 좀비 증시의 끈질긴 생명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변동성은 크겠지만 미국 경제가 2%대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주식은 상승할 것이고, 저가 매수의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경제 성장률이 2%에 못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만만치 않은 상태여서 좀 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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