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혜택은 金 거래소…안정성은 골드뱅킹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정부가 내년 초 설립할 금 거래소의 금 현물 투자매력이 은행권의 대표 금 투자상품인 골드뱅킹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가 금 거래소를 통해 금 현물에 투자하면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반면 골드뱅킹의 경우 투자로 인한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22일 정부가 발표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에 따르면 금 거래소에서는 투자자들이 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얻은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행세법상 금 거래소를 통해 투자한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매매차익에 대한 별도의 세금 부과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주식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자들이 골드뱅킹에 투자해 이익을 얻게 되면 투자를 통해 얻은 이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특히 전체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규모가 2000만원을 넘어서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동일하게 금에 투자를 하면서도 금 거래소에서 매매한 금 현물에 대해서는 금값이 올라 생긴 차익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반면, 골드뱅킹에 투자한다면 금값이 상승해 생긴 차익에 세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골드뱅킹 수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부과와 관련해서는 지난 9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조세포럼에서도 ‘비과세’를 주장하는 은행권과 ‘배당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정부 측 입장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정부는 골드뱅킹이 파생결합증권(DLS)에 해당돼 주가연계증권(ELS), DLS 등과 마찬가지로 차익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골드뱅킹이란 예금이 금값과 환율에 따라 변동되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은행에 예금한 돈이 금값과 연동하게 돼 금에 투자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당초 비과세로 운영되다가 지난 2010년 정부가 배당소득세를 부과키로 결정하면서 2011년에는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내는 세금 이외에 매매에 부과되는 수수료도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금 거래소의 금 현물이 골드뱅킹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일 방안을 발표하며 금 거래소 현물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장이 정착될 때까지 거래수수료 및 보관수수료를 면제하고 금융투자업자 등 중개업자의 중개수수료도 최저 수준으로 유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개인투자자들이 금 거래소에서 매수한 금을 실물로 인출할 때도 금 거래소가 골드뱅킹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금 거래소에서 금을 인출해 가는 경우 10%의 부가세만 부과되지만 골드뱅킹의 경우 부가세와 함께 별도로 5%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