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의 탄산음료 회사 펩시코와 스낵 회사 몬델레즈의 합병과 음료부문의 분사를 촉구하고 있는 활동가 투자자 넬슨 펠츠와 몬델리즈의 아이린 로젠펠드 최고경영자(CEO)의 악연이 매우 질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펠츠는 2007년부터 로젠펠드를 궁지로 몰아 목적을 달성했다. 역으로 로젠펠드는 “또 펠츠냐”며 진절머리를 치고 있다.
올해 71살의 펠츠는 2005년 트라리언 펀드 매니지먼트를 설립, 경영개선 방안을 담은 ‘기업백서’를 발표해 특정 기업을 공격해 이사를 바꾸고 성과를 내도록 하는 활동가 투자자로 이름이 높다.
그는 2007년 당시 크래프트푸즈의 CEO인 로젠펠드를 재물로 삼았다. 코넬대 배구선수 출신으로 펩시코의 자회사가 된 프리토레이를 비롯한 여러 식품회사에서 승진을 거듭해 2006년 크래프트푸즈의 CEO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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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언은 그녀가 CEO직에 오른 이듬해부터 실적이 부진한 시리얼 브랜드 ‘포스트’ 등을 팔도록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로젠펠드를 밀어붙여 영국의 초콜릿회사 캐드베리를 인수하도록 했다. 캐드베리가 트라이언의 재촉으로 음료와 캔디 사업부로 쪼개진 2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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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츠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숨쉴틈 없이 몰아붙였다. 그는 펠츠는 크래프트 푸즈의 지분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회사분할을 요구했다. 로젠펠드는 굴복했다. 크래프트푸즈는 북미식료품회사와 국제 스낵비즈니스로 쪼개졌다. 스낵비즈니스가 뒤에 몬델레즈로 이름을 바꿨다.
펠츠는 또 로젠펠트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펩시코와 스낵사업과 몬델레즈를 합치라고 대놓고 외쳤다. 로젠펠드는 지난해 크래프트의 회장 겸 CEO가 됐는데 펠츠의 요구를 따를 경우 자리를 내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펠츠는 두 회사 합병은 매출액 700억 달러의 글로벌 식품회사를 탄생시킬 것이라며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펩시는 “대단히 위험하다”며 퇴짜를 놨다.
트라이언은 펩시코의 지분을 13억 달러어치, 몬델레즈의 지분 10억 달러어치를 각각 확보해놓고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펠츠는 펩시코에는 합병후 수익성 낮은 음료사업부 분사를 촉구하지만 몬델레즈에 대해서는 아예 해체나 다름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CNBC에 출연, 펩시코와 몬델레즈의 합병을 제안하면서 로젠펠드의 아픈데를 건드렸다. 그는 몬델레즈를 거명하면서 “질병처럼 들린다”고 비아냥했다.
몬델레즈는 로젠펠드의 경영진이 고심해서 선택한 브랜드명이다.
일각에서는 로젠펠드는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워게임에 능란한 경영자라며 펠츠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한 측근은 “로젠펠드는 펠츠의 제안과 무관하게 프스트 매각과 캐드베리 매수, 크래프트의 분할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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