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런 대회 한 경기 한 경기가 여자 대표팀에겐 소중한 자산이다. 여자축구도 A매치가 활성화 됐으면 한다."
한국 여자축구 A대표팀이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북한에 1-2로 패했다. 남북 여자축구대표팀이 대한민국 영토에서 맞붙은 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5년 대회 이후 8년 만이었다.
윤덕여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승리한 북측 선수단에 축하를 건넨다"라며 "비록 졌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반에 선제골을 넣고도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한 뒤 "후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는데 전반에 뒤지면서 오히려 우리가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털어놨다.
김광민 북한 대표팀 감독과의 인연도 밝혔다. 그는 "김 감독과는 현역 시절이던 1990년도 통일 축구대회때 함께 경기한 친구 사이"라며 "오랜만에 만나 정말 반가웠다"라며 웃어보였다.
시선은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을 향한다. 윤 감독은 "궁극적 목표는 2015년 월드컵 출전"이라며 "북한이 약물파동으로 다음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대회는 우리 선수들에게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소망이라면 앞으로 여자축구도 A매치가 자주 열렸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윤 감독의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은?
습도가 높고 무더운 가운데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 승리한 북측 선수단에 축하를 건넨다. 전반에 먼저 득점을 하고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우리 흐름으로 가져가는데 실패했다. 1-2로 패했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경기 후 김광민 북한 대표팀 감독과 인사를 나누던데.
축하한다는 얘기를 했다. 1990년도 통일축구대회 때 함께 경기한 친구 사이다. 내가 현역 시절 북한과 네 번 정도 경기했는데 김 감독과는 좋은 기억이 많다. 북한 여자축구가 세계적 수준에 올라서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지도력 있는 친구다.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
-오늘 경기엔 어떤 전술로 임했고, 어떤 점을 놓친 것 같다.
후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비디오 분석 결과 북한이 체력이 강한 팀이면서도 후반에 좀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전반에 의도치 않게 두 골을 내주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쫓아가려는 노력에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탈진이나 경련이 오는 등 아쉬운 면이 있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나
궁극적 목표는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북한이 약물파동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앞으로 북한, 일본 등 세계적 팀과의 경기는 한국 여자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이런 대회를 통해 아시아 여자축구 전체도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5 여자월드컵 진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인가
이런 한경기 한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본다. 개인적 소망이라면 여자축구도 A매치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이번 대회가 한국 여자 축구의 현주소를 인식하는 기회가 됐으리라 본다.
-북한과의 다음 경기는 언제쯤이 될까
그건 잘 모르겠다. 비록 상대팀이지만 북한의 좋은 점을 보고 배우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갈 생각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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