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건호(54) 신임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19일 "전날 밤 보도자료가 뿌려진 뒤 나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은행장 선임 사실을 알았다"면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로 평가해달라" "딱 실력만 보고 조직을 이끌어나가겠다"면서 진검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터뷰는 이날 오전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하루 전 오후 8시를 앞둔 시각. 이 행장 선임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은행 내부는 들끓었다. 일각에선 '은행의 주업무가 아닌 리스크 관리 전문가 출신인데다 정통 뱅커가 아니어서 은행을 이끌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행장 내정자는 "10여년 전 조흥은행에서 4년 동안 임원을 지냈고, 학교로 옮겨선 8년 동안 어떻게 하면 은행 경영을 잘 할 수 있는지 강의하고 연구했다"면서 "이런 시간을 보낸 뒤 국민은행에서 또다시 2년을 지낸 내가 정말 경험이 부족한가?"라고 되물었다.
금융당국이 이번 인사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이른바 '관치 논란'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밝혔다. 이 행장 내정자는 "인사를 앞두고 갑자기 부상했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그건 전적으로 인사권자가 판단하는 문제"라면서 "나를 포함해 물망에 올랐던 다수의 후보가 임영록 회장과의 인터뷰를 거쳤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사에서 나를 밀어줬다고 지목된 금융당국 관료와는 과거 학계에서 공동 연구를 몇 번 같이하며 알게된 사이"라면서 "이 점 때문에 자꾸 이번 인사와 연관을 짓지만, 단언컨대 행장 선임 과정에선 그 어떤 교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는 우려에 대해선 "일로 평가받겠다"고 했다.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울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이 행장 내정자는 "2년 전 국민은행에 처음 발을 디딜때도 '식구가 되려고 온 사람인데 받아달라'고 했었다"면서 "2년을 함께 보냈는데 아직도 나를 외부 인사로 본다면, 지금도 2년 전과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은행의 무게 중심은 "소매금융과 리스크관리"에 둘 계획이다. 지난 12일 취임한 임 회장이 사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부분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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