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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호텔사업 '규제 올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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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호텔사업 '규제 올가미' 장충동 신라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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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특색있는 호텔사업이 각종 규제에 걸려 난항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이 전통호텔, 복합문화단지, 비즈니스 호텔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지만 서울시의 심의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최대 걸림돌은 입지다. 서울시는 일반 상업지에 들어서는 일반 관광호텔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승인을 내주고 있다. 이에 비해 대기업이 추진하는 호텔은 위락시설을 조성하기 힘든 역사문화지구나 학교 등과 인접해 있다. 해당 기업들은 수차례 심의를 통해 서울시와 접점을 찾고 있지만 서울시의 도시계획에 대한 기본 철학이 바뀌지 않는 이상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지난 17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보류 판정을 받은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건립안이다. 당초 호텔신라는 2011년 8월부터 이부진 사장 주도로 남산자연경관지구 내 호텔 부지에 4층 규모 한국 전통호텔과 3층 규모 면세점 및 장충단 근린공원, 지하주차장 등을 짓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1년 8월과 지난해 7월에 이어 이번까지 3번 연속 퇴짜를 맞았다. 전통호텔 건립안 자체에 대한 논의가 불가능해 호텔신라가 내놓은 높이 규제 및 건폐율 완화 등은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와 인접한 서울성곽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층수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추진 중인 종로구 송현동 부지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2008년 미대사관 부지를 매입해 2009년부터 한옥형 호텔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를 추진했지만 중부 교육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으나 3심에서 패소했다. 이 땅과 풍문여중, 덕성여중ㆍ고가 인접해 '학교보건법'상 호텔 등 유흥시설이 들어설 수 없어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학교보건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이에 비해 삼성화재는 협의 끝에 사업 추진의 가능성을 연 경우다. 종로구 관훈동 대성산업 본사 부지를 매입해 비즈니스호텔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은 학교 200m 이내의 '상대정화구역'으로, 심의가 없으면 호텔이 들어설 수 없다. 삼성화재는 인사동 문화거리에 부합하는 설계를 하는 방향으로 인근 지역과 협의 끝에 심의를 통과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중구청과 지구단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엄연한 규정이 있는 이상 기존 입장을 번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승인을 내준 호텔은 대체로 도심지인데 대기업이 추진하는 곳들은 학교나 자연경관지구 등 강한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라는 점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경우 전통호텔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아 도시계획위원회나 건축위원회에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완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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