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중 찬반시사회 열어 반대 30% 나오면 "개봉하지 않겠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신작 '뫼비우스'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두 번째 심의에서도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세번째 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어 다음 주 중 기자, 평론가, 문화부 관계자 등 영화계 관련자들을 초청해 찬반 시사회를 열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현장 투표를 거쳐 30%가 반대하면 재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개봉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8일 김기덕 감독은 '뫼비우스의 두 번째 제한상영가에 관련하여'란 제목으로 기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개봉을 피가 마르게 기다리는 배우와 스태프들을 위해 굴종적으로 (영화를) 자를 수밖에 없고, 문제제기를 한 장면 중 12컷 약 50초를 잘랐으며 이제 영등위에서 주장하는 직계 성관계로 볼 장면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영등위가) 청소년관람불가가 있음에도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린 이유가 '청소년이 볼까봐'의 이유라면, 청소년불가는 15세가 볼 가능성이 있고, 15세는 12세 이하가 볼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다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인데 제한상영가로 영화를 사장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아직 개봉도 전인 '뫼비우스'가 영등위와 관련한 각종 보도로 인해 "'모자 성관계 영화'로만 알려져 영화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심의 문제와 상관없이 다음 주 영화 관계자를 상대로 제한상영가에 대한 찬반 시사회를 열고, 현장에서 투표로 30%가 반대하면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사고로 성기를 상실한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소수의 마음을 영화로 절박하게 표현한 '뫼비우스'가 그간 내가 만든 18편의 영화보다 얼마나 더 음란하고 타락했는지 객관적으로 묻고 싶다"며 "두 번의 제한상영가로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고, 밤새 살을 자르듯 필름을 잘라 다시 재심의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신작 '뫼비우스'는 지난 달 영등위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고 재분류 심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2차 심사에서도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으면 일반 상영관에서는 영화를 볼 수 없다. 또 현재 국내에서는 제한상영가 전용극장도 없고, 영화의 광고나 선전, 비디오 및 인터넷 동영상 제작에도 제한이 따른다. 영등위가 문제로 삼은 부분은 직계간 성관계 묘사다.
앞서도 김기덕 감독은 이 같은 내용이 논란이 되자 "'뫼비우스'는 인간의 수많은 문제 중에 하나인 성과 성기에 대해 질문하는 한번 쯤은 생각해 볼 영화"라고 설명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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