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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 개인투자자, 집단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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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법정관리 직전까지 위험 고지 안해"…금감원, 불완전판매 조사키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STX팬오션이 지난달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이 회사 채권을 구입한 개인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단일 회사 민원으로는 이번 STX팬오션 회사채 관련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STX팬오션 회생계획안이 나온 이후에도 한동안 논란이 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간 금감원에 접수된 이 회사 채권 관련 민원은 120여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70억원 정도다.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들의 성토 대상은 회사채 발행주체인 STX팬오션이 아닌 유통 및 판매를 맡은 증권사들이다. 이들은 STX팬오션 회사채 액면가가 1만원에서 법정관리 직후 2000원까지 곤두박질치자 "증권사가 위험 고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판매하는데만 급급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STX팬오션 회사채는 법정관리 직전까지 액면가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괜찮은' 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흘러나왔지만 매력적인 매물인 만큼 다른 대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회사채 등급이 'A0'에서 'BBB'로 강등됐음에도 법정관리에 돌입하기 직전까지 액면가가 1만원을 유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마불사라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투자자는 금감원 민원에서 "STX팬오션이 대기업인 만큼 부도까지 갈 위험도 적고 언젠가는 인수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증권사에서 이 부분만 강조했으며 법정관리까지 가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STX팬오션 관련 민원이 급증하자 증권사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조사해 피해 구제책을 만들 방침이다. 하지만 회생계획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보상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LIG건설 기업어음(CP) 사례 등을 비춰볼 때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에 한해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금감원은 내다봤다. 지난해 LIG건설 오너는 사재를 털어 CP 매입자들의 피해를 일부 보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등법원 판례를 보면 피해금액 기준으로 최하 10%에서 최대 60%까지 보상을 하도록 했다"면서 "일반적으로 20~30%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회생계획안이 나오고 증권사의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투자자들은 해당 증권사로부터 피해금액의 30%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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