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아시아경제 직장인밴드 대회 대상 받은 탐밴드 인터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모로코에 출장 중인 우리 다른 멤버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인터넷 생중계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3년 동안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11일 여의도 물빛무대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경제 직장인밴드 대회 대상을 차지한 탐 블루스 밴드의 보컬 조용훈씨는 "갑자기 출장을 가게 된 멤버 때문에 오늘 아침 급하게 원 기타로 변경하는 등 변수가 많았는데도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이처럼 말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로 구성된 탐 블루스 밴드는 국내에서 듣기 쉽지 않은 블루스 음악을 연주했다. 이들은 비비킹의 The thrill is gone이란 곡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연주를 시작하자 짙은 블루스 음색이 여의도 물빛무대와 어우러져 청중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날 기타는 중견 철강 회사 지스코 부사장인 오준수씨, 드럼은 HS모터스에 근무하는 이윤희씨, 건반은 홍일점 오은주 마포 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가 맡았다.
원래 탐 밴드는 이날 6인조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급하게 한 멤버가 지방 출장을 가능 바람에 5명이서 곡을 연주해야 했다. 그럼에도 완벽한 연주와 뛰어나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조 씨는 "한 명은 모로코에 있는 가운데, 또 출전하기로 한 한 멤버가 지방으로 출장을 가게 돼 당황했지만 3년 간 연습해온 팀워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며 "출장 간 친구들이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무대를 즐겼다"고 떨리는 소감을 말했다.
연습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연습을 하기 위해 한 곳에 모이는 것이었다. 모두 다른 회사에 근무하다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조 씨는 "8시에 연습을 하기로 했는데 야근 등으로 7시 40분쯤 연습을 하러 오지 못 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멤버들이 종종 있어 많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탐 밴드는 목동에 개인 연습실이 있다. 화려한 연습실이 아니라 사무실 한 편에 만든 작은 연습실이다. 3년 간 밴드는 이곳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만난 지는 3년째지만 이들은 20여 년간 묵묵히 혼자서 자신의 실력을 키운 숨은 고수들이었다.
탐 밴드는 이날 마지막에 자신들의 이름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베이스를 맡은 신진호씨는 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 터지는 울음을 참지 못 했다.
이번 대회 상금은 멤버 전원이 일본이나 필리핀에 블루스 음악을 들으러 가는 여행에 쓰기로 했다. 조 씨는 "국내에는 블루스 음악이 많이 전파돼 있지 않아 편하게 즐기기가 힘들다"며 "가까운 해외로 블루스 음악 투어를 함께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베이스 박승주와 기타 이현구에게도 영광을 돌린다"고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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