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긴축 조건 마련시 40억유로 우선 지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차기 구제금융 자금 지원 결정을 내렸다. 당초 예정됐던 81억유로 전액 지원을 결정하지도 않았고 조건을 내걸었지만 그리스는 당장 내달 만기 도래하는 채권 상환을 위한 자금을 확보해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 40억유로 지원 결정이 내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무장관들은 다만 오는 19일까지 그리스 정부가 공무원 감축 방안 등의 추가 긴축 조치를 마련할 경우 지원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WSJ는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의 긴축조건 이행에서 일부 문제가 있지만 지원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존 회의를 마친 후 그리스의 긴축 이행을 존중하며 그리스가 대부분 긴축 조건을 잘 이행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지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가 긴축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유로존은 10월에 10억유로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9일 이사회를 통해 그리스에 대한 18억유로 추가 지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유로존과 IMF로부터 68억유로를 지원받으면 10월까지는 정부 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장 그리스는 내달 20일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21억7000만유로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스투르나라스 장관은 유로존의 요구에 따라 그리스는 올해 말까지 공무원 1만2500명에 대한 휴직 방안을 마련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이들에 대한 해고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소식에 이날 아테네 증권거래소의 아테네 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8% 오른 858.40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럽의회 발언도 이날 그리스 주가지수를 밀어올린 호재로 작용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현재 유로존 경제가 취약한 만큼 장기간 통화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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