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폭스바겐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자동차 판매가격에 반영했다. 3차 관세 인하에 따른 유럽산 모델의 가격을 일제히 내린 것이다. 대표적인 독일 대중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다른 독일 브랜드들도 속속 가격인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3차 관세 인하분을 반영해 유럽산 자동차의 가격을 최대 180만원까지 낮췄다. 한-EU FTA에 따라 관세는 3.2%에서 1.6%로 하향조정 됐다. 푸조가 지난 3월 3차 관세 인하분을 선 반영한 이후 BMW가 지난달 초 일부 모델의 가격을 낮췄다.
앞으로 유럽계 수입차 브랜드가 내놓은 모델은 대부분 3차 관세 인하분이 반영된 가격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신형 골프, 골프 카브리올레, 시로코 R, 티구안, CC, 투아렉, 페이톤 등 유럽에서 생산된 7개 차종 16개 모델의 가격을 내렸다.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 4.2 V8 LWB는 1억2920만원에서 180만원이 인하한 1억2740만원으로 조정했다. 수입차 베스트셀링 톱10에 꾸준히 오르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티구안의 경우 최대 50만원했다. 지난 4월 말 첫 선보인 폴로는 FTA 관세 인하 혜택을 출시시점부터 이미 적용했으며, 신형 골프의 경우 추후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우디 역시 유럽산 모델의 가격을 약 1% 인하했다. 2500cc 미만 디젤 SUV 모델 Q3, Q5 2.0TDI는 기존 대비 약 0.7% 기격이 내려갔다. 이에 따라 A6 3.0 TDI 콰트로는 7030만원, A4 2.0 TDI 콰트로는 49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업계 1위 BMW는 지난달 5시리즈 이상 모델을 최대 120만원까지 가격을 낮춘데 이어 미국에서 생산되는 X시리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모델의 가격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MINI 브랜드 이달부터 역시 유럽산 차의 가격을 낮춰 판매를 시작했다. BMW코리아는 하반기 출시될 신형 5시리즈도 관세 인하분 만큼 내릴 계획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최대 340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한다.
유럽산 자동차의 가격이 일제히 하향 조정되면서 일본차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번 가격인하 방침이 상반기 최대 500만원까지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친 일본차 브랜드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5월 캠리와 프리우스 등 볼륨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파괴에 나선 결과, 최대 월 판매실적을 거두기도 했던 도요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산차 브랜드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내년에는 유럽산 수입차의 관세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유럽산 고급차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국산차 최고급 모델의 가격 경쟁력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최고급 모델의 경우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독일계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내년 관세가 완전히 철폐 되면 유럽산 수입차의 가격은 더욱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외부 가격인하 효과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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