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성훈의 X-파일]범가너, 성공시대 열쇠는 충실한 기본기②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8초

[김성훈의 X-파일]범가너, 성공시대 열쇠는 충실한 기본기② 매디슨 범가너[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①편 '범가너, 왼손투수들의 새로운 교과서'에 이어 계속

맞춰도 소용없는 공


범가너는 직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 승부구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던진다. 왼손투수 대부분은 오른손타자와의 대결에서 80% 이상의 공을 바깥쪽으로 던진다. 그게 아니라면 직구를 몸 쪽에 붙여 카운트를 잡은 뒤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로 승부를 건다. 범가너는 다르다. 바깥쪽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결정구로 몸 쪽 슬라이더를 던진다.

범가너가 오른손타자에게 던진 직구의 24.8%는 바깥 존안을 통과한다. 24.2%는 바깥 존에서 살짝 벗어난다. 오른손타자들은 직구의 좌우움직임을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없다. 그렇다보니 직구의 79.6%를 배트에 맞추면서도 좀처럼 정타를 터뜨리지 못한다. 오른손타자들은 인플레이 된 타구의 28.9%를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연결했다. 하지만 타구는 대부분 훅과 슬라이스가 걸려 야수정면으로 향한다. 오른손타자들이 범가너의 직구를 받아친 타율은 0.207에 그친다.


주 무기인 슬라이더도 빼놓을 수 없다. 평균 140.2km의 구속을 나타내는데 146.2km의 직구와 큰 차이가 없다. 범가너의 슬라이더는 미끄러지는 각이 크지 않지만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날카롭게 꺾여 들어와 컷 패스트볼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오른손타자와의 대결에서 슬라이더는 21.7%가 몸 쪽 존안으로, 28.3%가 몸 쪽 존을 살짝 벗어나 통과한다. 사이드암에 가까운 팔 높이와 회전반경이 큰 크로스스탠스, 직구와 큰 차이가 없는 스피드를 겸비한 슬라이더는 제구까지 더 해져 오른손타자들에게 공포일 수밖에 없다.


범가너는 몸 쪽 슬라이더만 구사하지 않는다. 바깥 존 밖으로 빠져 나가는듯하다 존에 살짝 걸치는 백도어성 슬라이더도 15.9%나 구사한다. 타자들은 존을 벗어난 29.6%의 슬라이더에 스윙(O-Swing%)을 한다. 이 가운데 배트에 공이 맞는 비율은(O-Contact%)은 54,9%에 불과하다. 타자들은 존에 들어오는 공의 82.7%를 맞추지만 여기서도 정타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오른손타자들은 범가너의 슬라이더에 타율 0.200을 기록하고 있다. 안타는 나와도 대부분 단타다. 범가너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0.275다.


[김성훈의 X-파일]범가너, 성공시대 열쇠는 충실한 기본기② 매디슨 범가너[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범가너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오른손타자에게 다른 무기도 선보인다. 커브(10%)와 체인지업(15%)을 적절히 섞어 게스히팅을 저지한다. 범가너의 커브와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각각 0.118과 0.255다. 물론 이런 투구패턴은 왼손타자를 상대로 더 큰 효과를 본다.


기본에 충실해라


범가너는 루키 시절부터 투구 집중력과 공에 대한 자부심으로 유명했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공을 던졌다. 이를 가까이서 지켜본 배리 지토는 말한다.


“이 아이는 정말 단순하다. 그라운드에서 오직 세 가지 생각만 한다. ▲공을 움켜쥐고 ▲마운드 위에 올라 ▲타자를 향해 공격적으로 던진다. 홈과 원정, 미국전역에 깔린 다양한 특색의 구장, 상대타자, 관중 반응, 계절의 변화 등 수많은 변수도 이 아이에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거다. 오직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한다. 내가 처음 만난 19세 범가너와 지금의 범가너는 변한 것이 없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3년째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데이브 리게티는 이상적인 선발투수의 마인드를 지닌 선수로 범가너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선발투수는) 좀 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오늘 난 다른 투수들과 달라’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 선발투수는 다른 투수들과 달라야 한다. 자신과 공에 대한 믿음이 필수다. 훌륭한 투수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한다. 투수들이 부진에 빠질 때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 건 쉽다. 훈수를 두는 이들은 ‘마법’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려든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야구에 그런 건 없다. 정답은 기본을 지키는데 것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