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연합(EU) 정부와 의회가 7년짜리 EU 예산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유럽 경제 위기 때문에 EU 집행위와 유럽의회 지도부가 사상 처음으로 삭감된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주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의회와 중기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기 예산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던 유럽 의회가 9600억유로 규모의 2014~2020년 예산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EU 정상들은 지난 2월 EU 정상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삭감된 예산안이 합의됐다. EU 정상들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예산을 당초 EU 집행위가 제시한 안보다 120억유로 삭감한 9600억유로로 결정했다. 이는 현재 집행되고 있는 2007∼2013년 예산 9940억유로에 비해 3% 삭감된 것이다.
예산 승인권을 가진 유럽의회는 지금까지 정상들이 합의한 9600억유로 규모 EU 예산안 승인을 거부해왔다. EU 의회는 경기부양과 경제성장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이 부분을 증액하라고 요구해왔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럽 의회가 다음주 중기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슐츠 의장은 "쉽게 타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가 유럽의회 다수와 싸워야만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EU 집행위와 EU 의회 지도부는 중기 예산안의 39%를 차지하는 3732억유로 규모의 농업 관련 지출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합의했다. 27개 EU 회원국에 일부 보조금을 줄이고 환경 관련 부분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동결키로 했다. 농업 관련 예산은 내년 559억유로에서 점진적으로 줄어 2020년 506억유로로 축소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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