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은 있지만, 있어야 할 곳에 돈이 없는 상황"-신화통신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신화통신은 중국에 유동성이 충분하지만 엉뚱한 곳으로 자금이 흘러 최근 신용경색을 겪게 됐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 간 유동성 거래 지표로 이용되는 7일물 리포금리는 20일 11.6%로 올랐다. 이는 대형 은행 파산설이 나돈데다 공상은행의 자동입출금기가 1시간 정도 작동을 멈춰 시장의 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리포금리는 21일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 한 곳에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화통신은 "중국 금융시장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단기 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신용경색은 투기와 그림자 금융으로 대변되는 비은행권 대출로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신화통신이 정부 정책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난 1~5월 넓은 의미의 통화(M2)가 전년 대비 15.8% 늘고 신규 대출 역시 많은 상황에서 은행, 주식시장,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자산관리투자상품 투자로 수익 기회를 찾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겉보기에 심각한 '신용경색'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자금이 비효율적으로 배치됐기 때문이라는 게 신화통신의 주장이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반응은 엇갈렸다. 저널은 중국 정부가 신용경색 해법을 내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중국이 그림자 금융 억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함으로써 시장의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3일 올해 2ㆍ4분기 보고서에서 실물 경제 및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관리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신용경색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저널은 이에 대해 인민은행이 단기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금융시장의 장기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매'까지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중국이 경제위기 동안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에 의지한 결과 은행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신용 비율은 5년 사이 120%에서 200%로 늘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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