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대기업, 정부 조달시장에 발 못 붙인다
[제주=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22일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폐막식 강연에서 "창조경제가 가능하려면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며 "불확실성과 위험에 직면해서도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영국 등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이 기업가 정신에 높은 정책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며 "창조경제의 해법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접목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잡지 인터뷰를 인용해 "한국 사람들의 기업가정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피터 드러커 역시 40년 전 기업다운 기업 하나 없었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 톱 기업들을 보유하게 되었다며 높이 평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정신의 원동력으로 ▲전통적 계층 소멸 ▲식민지와 전쟁·고난의 역사 ▲높은 교육열 ▲정부의 인센티브 등을 제시하고, 쇠퇴 원인으로는 ▲헝그리정신 약화 ▲'하면된다'정신 약화 ▲반기업정서 ▲교육과 정부의 역기능 ▲위험부담과 보상의 불균형 등을 지적했다.
한 청장은 또 중소기업들의 창조제품 개발을 북돋우기 위한 정부가 책임 구매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70년대 박정희 정부가 추진했던 '국산1호기' 제도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창조제품을 개발해도 팔 곳이 없다는 중소기업들의 아우성이 많다"며 "정부 기관에서 책임지고 중소기업의 창조제품을 구매해서 실적이 쌓이면 해외 수출길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중소기업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불공정거래를 일삼는 대기업이 정부 조달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청장은 "하반기부터는 불공정거래로 인해 벌점 5점 이상을 받게 되면 공공 조달시장 진입이 3개월간 제한된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벌점 기준을 기존 10점에서 5점으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한 청장의 강의 내용이 현장의 내용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개선하는 데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9일부터 3박4일간 제주 롯데호텔에서 600여명의 중소기업 CEO와 함께 진행한 201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폐막식을 갖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범 중소기업계와의 업무협약과 중소·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토론회 등 중소기업의 현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경영방향을 제시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됐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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