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월드컵에 4회 연속 선수로 뛰었고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대표팀 코치로도 참가를 했고 감독으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대한축구협회가 A대표팀 차기 사령탑 1순위로 거론된 홍명보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축구협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를 논의했다.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후보군은 국내외 지도자를 망라해 4명으로 압축됐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실명이 거론된 건 홍 전 감독이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다른 지도자들과도 접촉하고 있지만 그 분들의 자존심을 고려해 실명을 밝힐 순 없다"면서도 "국내에선 홍 전 감독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예외적으로 인정했다.
이란전 직후 불거진 감독 내정설에 달아오른 여론의 관심을 에둘러 진화하기 위한 모습도 보였다. 허 부회장은 "홍 전 감독을 여러 가지로 검토한 건 사실이지만 그런 보도가 나온 배경을 모르겠다"면서 "협회는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고 감독 선임은 계약이 끝나야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라고 말을 아꼈다.
조심스런 반응에도 협회가 내세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은 홍 전 감독이다. 허 부회장은 "월드컵 무대에서 활약했던 경력과 성적이 중요하다"면서 "가능하면 16강 이상의 경험을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본선 무대에 누가 가장 적합할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감독인 1990 이탈리아월드컵을 시작으로 4개 대회 연속 선수로 활약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선 주장을 맡아 4강 신화에 일조했다. 2006 독일대회에는 코치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했다. 2009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청소년월드컵 8강에 진출한 그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시켰다.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박종우(부산), 김보경(카디프시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등을 길러낸 능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허 부회장은 "홍 전 감독이 브라질월드컵에 나갈 선수들과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홍 전 감독과 경쟁을 펼칠 후보로는 마르셀로 비엘사(아르헨티나)과 세뇰 귀네슈(터키) 감독 등이 거론된다. 월드컵 무대에서 성과를 남긴 명장으로 통하지만 1년 남짓한 본선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축구협회는 부회장단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별한 뒤 정몽규 회장의 재가를 거쳐 다음 주 초 차기 감독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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