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과 핑거푸드의 궁합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야외 활동의 인기가 높아지는 여름이지만 이와 반대로 무더운 날씨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홈파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가까운 지인들과 편하게 즐기는 홈파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핑거 푸드나 칵테일 등 간편함과 격식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집에서도 바 못지않은 칵테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줄을 잇지만 정작 간단한 안주, 핑거 푸드와의 어울림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주로 와인과 음식 사이에 사용하는 단어인 '마리아주(marriage)'는 주류와 음식의 궁합을 따져 최상의 맛을 찾을 수 있는 조합을 뜻한다. 레드 와인에는 기름진 육류를, 화이트 와인에는 담백한 생선이나 달콤한 디저트를 곁들이는 식이다. 칵테일 역시 다양한 베이스 리큐어가 가진 최상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궁극의 안주가 필요하다.
서하림 까사스쿨 케이터링 전문가 과정 강사는 "칵테일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각자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이 달라 핑거 푸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칵테일의 간단한 특징만 알고 있으면 이에 어울리는 안주를 선택하기 쉬워진다"고 조언했다.
◆진토닉+허브크랩샌드위치=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칵테일 1위로 꼽히는 진토닉은 깔끔한 맛뿐만 아니라 만들기도 쉬워 홈메이드 칵테일로 손색이 없다. 토닉 워터와 가니쉬로 사용되는 레몬, 라임의 청량한 맛은 여름밤을 책임지기 충분하다.
진토닉의 베이스로 사용되는 진(Gin)은 본래 약으로 사용되던 리큐어로 여러 종류의 허브가 포함돼 있다. 향긋한 허브 향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안주 역시 허브가 가미된 핑거 푸드와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허브를 먹기 좋게 잘게 썰어 게살과 버무린 후 식빵을 덮어주면 완성된다. 각각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별도의 양념을 배제한다. 완성된 샌드위치는 향긋한 허브 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청량한 진토닉의 맛을 돋워준다.
◆모히토+핫치킨타코=모히토는 세계적인 대문호 헤밍웨이가 사랑한 칵테일로 유명하다. 민트와 신선한 라임이 어우러져 더운 여름철에 인기가 많으며 최근에는 편의점, 카페에서도 무알콜 음료로 즐길 수 있어 쉽게 만날 수 있다. 일반적인 칵테일과 달리 얼음을 으깨서 마시는 모히토는 시원한 맛이 으뜸이다.
모히토에 첨가된 민트 잎과 라임의 상큼한 맛을 더하기 위해 매콤한 핫치킨타코를 곁들이자. 멕시코 음식인 타코는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닭 가슴살을 사용해 비교적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고심하는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또한 홀 토마토와 여러 재료가 어우러져 맛을 더해주기 때문에 사워크림 등 별도의 소스가 필요 없다. 이국적인 맛을 부각시키고 싶다면 칵테일을 만들고 남은 라임 조각을 짜서 타코에 뿌려도 된다. 또띠아가 없으면 나초칩을 사용해도 좋다.
◆럼콕+피쉬크로켓=찌는 듯한 더위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료수를 꼽으라면 단연 콜라가 아닐까. 목 안을 톡 쏘는 청량함은 지친 몸을 가뿐하게 하는 듯한 기분까지 든다. 얼음이 가득 든 콜라에 럼을 섞은 럼콕 칵테일이면 열대야 걱정은 사라진다.
사탕수수가 주원료인 럼은 자체로도 단 맛을 즐길 수 있지만 증류주 특유의 독한 알코올 도수는 꺼려지기 마련. 여기에 콜라를 1대 3 비율로 섞어주기만 하면 청량함까지 갖춘 칵테일이 완성된다. 단 맛이 강하기 때문에 가니쉬는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콜라를 사용하는 칵테일이기 때문에 다소 식감이 무겁고 튀긴 음식도 적당하다.
그렇다고 늦은 밤 피자, 햄버거와 함께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같은 튀김 음식이라도 고기, 밀가루보다는 흰 살 생선을 재료로 한 요리면 걱정을 덜 수 있다. 생선살을 발라 한 입 크기로 완자를 만들어 튀겨주기만 하면 끝.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칠리소스 등을 준비하면 된다.
◆스크류드라이버+하루마끼=러시아의 추운 겨울을 이기게 해줄 만큼 강한 알코올 도수를 자랑하는 보드카는 상큼한 오렌지 주스와 섞어주기만 하면 스크류드라이버 칵테일이 된다. 독한 보드카의 쓴 맛을 잡아주는 오렌지 향 덕분에 마치 과일음료와 같은 상큼함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향이 가미된 플레이버 보드카가 출시돼 있지만 칵테일 베이스로는 무향의 보드카를 선택하자. 상큼한 스크류드라이버는 그 자체로 맛과 향이 진하기 때문에 강한 맛을 가진 안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럴 때는 맛보다 식감으로 승부하는 핑거 푸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서 강사는 "닭 가슴살과 채소, 춘권 피를 사용해 만드는 하루마끼는 재료 본연의 은은한 향과 식감을 즐길 수 있어 개성이 강한 칵테일과 먹으면 좋다"며 "길다란 모양으로 만들면 과자처럼 한 개씩 들고 먹을 수 있어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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