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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淸思]남북대화, 핵보다 경제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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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다.' 점 하나만 찍으면 '님'이 '남'이 되는 세상에서 신뢰성이 좀 떨어지는 말이다. 그래도 많이 얘기한다. 싸워도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싸우기도 하면서 미운정 고운정이 겹겹이 쌓이는 게 부부다. 싸울 이유는 다양하다. 돈, 성격, 또 다른 성격, 친정 시가 문제, 자녀 문제 등.


희한한 이유로도 다툰다. 나폴레옹은 부인 조세핀과 옷감을 두고 대판 싸웠다. 조세핀이 당시 유행한 모슬린 천으로 된 옷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가려 해서다. "영국산 면직물은 안돼!" 나폴레옹은 단호했다. 조세핀의 눈물도 소용이 없었다. 영국과 전쟁에서 이기려는 나폴레옹은 영국을 약화시키기 위해 교역을 금지하는 대륙봉쇄령을 내렸다.

나폴레옹 이상한 사람이다. 프랑스 군이 영국산 면직물로 된 군복을 입는 것은 허용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이상한 게 아니다. 황제가 된 나폴레옹도 '좋은 물건을 쓰고자 하는' 시장의 압력을 이길 수 없었을 뿐이다.
네덜란드가 스페인과 독립전쟁을 벌일 때다. 금지령에도 불구, 스페인 귀족들은 네덜란드 은행과 거래했다. 주식회사와 은행등 금융시스템을 발명한 네덜란드 은행을 이용하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전쟁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승리로 끝난다. 경제거래를 봉쇄하려는 세력은 통상세력에게 패했다. 정경분리의 실용세력이 정경일치의 이념세력에 승리했다. 수백개의 제후령으로 분열됐던 독일이 프로이센 중심으로 통일된 배경에도 경제중심주의가 있었다. 관세동맹으로 정치통합에 앞서 경제통합을 이뤘다. 정경분리란 경제를 앞세운다는 의미다.

남북간 대화가 시작됐다. 철저히 경제중심, 실용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밥부터 함께 먹자. 분홍빛 조명아래서 앞서가면 우습다. 단 의견차이가 있어도 밥상을 뒤엎지는 말자는 약속은 확실히 해야 한다. 핵문제를 내세우지 말고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집중하면 된다. 다툼 이전으로 돌리는게 우선이다. 남북교역을 위한 정경분리원칙을 확립하고 삼통(통신ㆍ통행ㆍ통관)의 자유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게 방법이다. 여기에 집중해야 남과 북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다. 전쟁중에도 상대와의 교역을 장려한 영국과 네덜란드가 결국에는 승자가 됐다. 전쟁을 하면서 교역을 했는데 경제교류를 하면서 핵문제를 논의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


"네가 잘 못했지, 인정해"라는 말은 어떻게 해야 하나. 혜민 스님 어록을 소개한다. "프라이팬에 붙은 찌꺼기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물을 붓고 기다리면 됩니다." "아픈 상처 역시 억지로 떼어내려 하지 마십시오." "그냥 마음의 프라이팬에 시간이라는 물을 붓고 기다리십시오." 남과 북이 마음에 세겨둬야 할 충고다. 부부와 달리 갈라설 수도 없는 남과 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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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최창환 대기자 choiasia@


최창환 대기자 choiasi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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