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정말 행복했어요."
손연재(19·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13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 손연재는 개인종합은 물론 후프·곤봉 종목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쌓아올린 최초의 금자탑이다. 손연재는 리본과 팀 경기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이번 대회에서만 무려 다섯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거침없는 상승세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인 5위에 올랐고,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도 두 차례 개인종합 4위, 4개 대회 연속 종목별 메달 획득에 성공하며 박차를 가했다.
비결은 독창성과 예술미에 있다. 올 시즌부터 국제체조연맹(FIG) 채점규정은 표현력과 음악과의 조화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포에텟 피봇 등 장기를 살리고, 어린 시절 배운 발레 기술을 접목시켜 작품의 독창성을 끌어올리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동유럽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신체조건과 유연성을 상쇄했고, 유럽선수 일색이던 리듬체조계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그리고 마침내 아시아선수권에서 값진 결실을 얻으며 진화를 입증했다.
약점을 극복한 성과이기에 그 가치는 더하다. 그간 취약종목으로 꼽히던 곤봉에서의 금메달이 대표적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수구를 떨어뜨리는 등 유독 많은 실수를 보였지만 이번 개인종합 결선과 종목별 결선에서 모두 18점 이상을 받으며 전체 1위에 올랐다. 경기운영 능력도 향상됐다. 나흘 동안 각 종목별 연기를 12번이나 소화하면서도 기복을 노출하지 않았다. 8월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연재는 "대회를 앞두고 부담감이 적지 않았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라며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높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연재는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경험은 처음이었고, 그만큼 더 기뻤다"라며 "작은 부분에서의 실수를 보완해 세계대회를 앞두고 완벽한 연기를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손연재는 15일과 16일에 걸쳐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3'을 통해 국내팬들과 만난다. 손연재는 "국내에선 리듬체조 경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기에 뜻깊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7월에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국가대표선발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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