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중국 화폐 구분 못해 피해받는 사례 급증...경찰 "꼼꼼한 확인" 당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5000원권 화폐를 장기간 대량 위조해 사용한 범인이 검거된 가운데,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대만 화폐와 중국 화폐를 구분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쯤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소재 옷가게 주인 A씨는 중국 화폐와 대만 화폐를 구분하지 못해 100만원 가량을 손해봤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6명의 손님들이 들어와 옷 4벌을 구입할 때까지는 좋았다. A씨는 중국말을 하는 그들을 당연히 중국인으로 알고 옷 값 123만원을 중국 화폐(위안화)로 환산해 6700위안을 받았다.
문제는 그들이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내민 돈도 중국 위안화가 아니라 대만 돈 6700원이었다. 대만 돈 6700원은 우리나라 돈으로 25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말을 사용하는 손님이니 당연히 중국 사람일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그들이 내민 대만 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중국 돈인줄 알고 받아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도, 서울 명동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화폐의 경우 한자로 '중국인민은행'이라고 발행처가 명시돼 있고, 모든 화폐에 마오쩌둥 사진이 들어 있다. 대만 화폐의 경우는 발행처가 '중화민국 중앙은행'으로 인쇄돼 있으며, 장개석 초대 대만 총통 등의 인물화가 들어가 있다. 지난 8일 현재 중국돈 1위안은 182.37원이지만 대만돈 1원은 37.59원에 불과해 큰 차이가 난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관광객들이라 뒤늦게 돌려 받으려고 해도 출국해 버리면 속수 무책"이라며 "무엇보다 아무리 바빠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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