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가슴 큰 여성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중국 네티즌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 질문에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닷컴은 '신장위구르자치구'라고 자신있게 답한다. 타오바오는 다양한 고객 정보를 수집ㆍ분석ㆍ가공해 새로운 정보로 만들어낸다. 타오바오는 이를 속옷회사의 마케팅 자료로 제공해 대가도 챙긴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13억 인구가 쏟아내는 데이터 양은 엄청나게 늘고 있다.
이에 미국의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중국에서 '빅 데이터(Big Data)'를 잘 저장ㆍ활용하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빅 데이터란 각종 센서와 인터넷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처리해 새로운 정보나 법칙까지 확보하는 첨단 기술이다. 빅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현재의 소비 트렌드뿐 아니라 향후 트렌드까지 예측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대학 산하 경영대학원인 광화관리학원(光華管理學院)의 쑤멍(蘇萌) 부교수는 "조만간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직장을 구하려 한다면 '데이터 연구학자'가 되는 것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데이터 연구학자가 가장 촉망받는 직업이 될 것"이라면서 "빅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이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빅 데이터를 저장ㆍ분석하는 인프라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0년 확정된 12차 5개년 개발 계획(2011∼2015년)에서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바이오산업 ▲첨단 장비 제조 ▲신재료 ▲신에너지 ▲친환경 자동차와 함께 빅 데이터 관리까지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IT)을 '7대 신흥 전략 산업'으로 꼽았다.
중국의 발 빠른 인터넷 관련 기업들은 이미 빅 데이터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타오바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지난해 가을 ▲전자상거래 ▲중소기업 대상 금융서비스 ▲데이터 관리를 신규 사업으로 선정하고 여기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데이터ㆍ플랫폼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 800명도 배치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 대다수는 아직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떻게 가치 있게 활용할지 알려고 들지도 않는다. 쑤 부교수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쏟아 내는 방대한 데이터에 관심 갖고 있는 알리바바와 바이두(百度) 같은 소수 기업만 가치 있는 정보를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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