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용지 용도 바꿔 세대융합형 소형임대 359가구 공급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 강동구 강일도시개발구역에 소셜믹스형 국민임대주택이 추가 공급된다. 당초 단독주택용지로 계획된 9811㎡ 땅을 공동주택용지로 변경, 전용면적 26㎡짜리 총 359가구 규모로 짓는다.
서울시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강일도시개발구역내 단독주택용지 변경안'을 고시했다. 지난 4월 초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지 두 달여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계획한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달성을 위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고시 절차를 앞당겼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땅은 개발사업으로 이주하는 원주민을 위한 단독주택용지였다. 총 31필지로 구획돼 있었는데 이주민 전원이 공동주택을 분양받는 바람에 결국 한 필지도 매각하지 못하고 남아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장기간 방치시 쓰레기 투기 등의 슬럼화를 우려, 공공성을 강화하고 도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건립을 추진했다.
고시된 계획안에 따르면 신규 지정된 강일지구 A11블록에는 용적률 180%를 적용받은 10층 이하의 공동주택 26㎡ 359가구가 건립된다. 현재 세부 내용을 마련 중이며 이르면 올해 착공이 가능하다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A11블록이 세대융화형으로 조성된다는 점이다.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안에 따라 3층 이하 저층부는 고령자 전용 주택으로, 상층부는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지어진다. 고령자를 위한 전용주택은 배리어 프리(Barrior Free) 등 기존 고령자전용 주택 건립 및 관리계획을 적용하기로 했다. 4층 이상은 결혼한지 3년 미만의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된다. 이밖에 신혼부부의 특성을 고려해 보육시설과 고령자를 위한 경로당을 법적기준의 2배 수준으로 설치할 방침이다. 방과후 교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민 공동시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도 계획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강일지구용지 변경을 시작으로 부지 매각에 애를 먹고 있는 시 소유 상업ㆍ단독주택용지 변경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곡과 은평, 문정 등이 대표적으로 일부 구역의 경우 꾸준히 팔리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진 유찰로 시장의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다.
임대주택을 꾸준히 늘려야하는 서울시로서는 전향적으로 용지의 용도변경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좀처럼 줄지 않는 부채와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SH공사의 용지매각 부진으로 임대주택공급 재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채 해결에만 초점을 맞춰 무리하게 용지 사업목적을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시장이나 인근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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