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종업원서 연매출 1조달러 일군 뉴욕 '부동산 여왕'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미국 '부동산 업계 여왕' 바버라 코코란(64ㆍ사진)의 삶은 그야말로 영화다. 그는 식당 종업원에서 뉴욕의 부동산 업체 오너로 우뚝 선 여성이다.
자기 이름을 딴 뉴욕 최대 부동산 업체 코코란 그룹의 창업자인 코코란은 지금 부동산 관련 방송 해설가, 칼럼니스트, 작가로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미 ABC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리얼리티 투자쇼 '샤크 탱크'에서 출연자들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패널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코란은 "일찍이 거리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았다"고 회고했다. 뉴저지주 빈민촌 앳지워터에서 10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20세가 되기도 전 20개 직업을 전전했다. 핫도그 판매에서부터 고아원 보모에 이르기까지 닥치는대로 일했다.
코코란이 기업가로 변신한 것은 대학 졸업 후 건설업자인 남자친구 레이 시몬을 만나고 나서다. 40년 전 식당에서 일하던 코코란은 시몬에게 빌린 1000달러로 부동산 업체 '코코란시몬'을 설립했다. 시몬은 코코란시몬 지분 51%를 확보했다.
코코란은 뉴욕 맨해튼에서 부동산 임대중개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임대 중개보다 매매 중개 수익이 쏠쏠하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뉴욕타임스에 부동산 광고까지 게재해가며 본격적으로 부동산 매매업자로 나섰다.
코코란은 이후 무서운 속도로 사업을 확대했다. 1970년 중반 뉴욕 부동산 정보가 실린 '코코란 리포트'도 발간하기에 이르렀다.
연간 매출이 자본금의 560배에 이르는 56만달러까지 기록한 1978년 코코란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시몬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회사를 정리해 떠난 시몬은 코코란이 자기 없인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악담까지 늘어놨다.
오기가 생긴 코코란은 보아란듯이 성공하리라 다짐했다. 그는 뉴욕 최초로 여성 부동산 중개업체의 경영자가 됐다. 짧은 스커트와 밝은 색 옷차림으로 스스로를 차별화했지만 고객은 여성이 이끄는 업체에 대해 신뢰하지 않았다. 시몬과 결별한 첫 해 매출은 35만달러에 그쳤다.
코코란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날마다 15분씩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직원들 사기를 북돋았다. 그리고 경쟁사들보다 2년 앞서 온라인 부동산 중개에 뛰어들었다. 이어 경쟁업체 이름의 인터넷 주소를 모두 사들였다. 경쟁사 관계자들이 찾아와 인터넷 주소를 팔라고 애원한 것은 물론이다.
코코란은 2001년 뉴욕에서 매물이 가장 많은 '부동산 여왕'에 등극했다. 직원 850명, 연매출 9700만달러의 부동산 제국을 일군 것이다. 같은 해 코코란은 '코코란 그룹'을 6600만달러에 매각했다. 재혼 후 46세에 얻은 늦둥이를 양육하기 위해서였다.
코코란은 "기회를 잡으려면 과감히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처음 만났을 때 일화를 들러줬다. 당시 코코란은 뉴욕의 상위 10개 분양 아파트 목록을 트럼프에게 보여주며 트럼프의 아파트가 꼴찌라고 겁도 없이 지적했다. 트럼프는 발끈했지만 코코란의 아파트 매매 처방전을 듣곤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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