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집값은 오르락내리락 요동을 치지만 땅값은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공시지가의 10년간 흐름으로 보면 전국 땅값은 금융위기 발생직후인 2009년 소폭 하락(-0.81%)했던 것을 제외하고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년 대비 상승폭은 ▲2003년 14.12% ▲2004년 18.58% ▲2005년 18.9% ▲2006년 18.56% ▲2007년 11.61% ▲2008년 10.05% ▲2010년 3.03% ▲2011년 2.57% ▲2012년 4.7% ▲2013년 3.41%였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인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10% 이상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땅값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우선 그동안 실제거래가격과 공시지가 간의 차이가 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가 개별공시지가를 지속적으로 올린 데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가와 공시지가 간에 차이가 많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일부러 개별공시지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기도 했다"면서 "공시지가가 너무 낮으면 보상금이나 부담금 등을 산정할 때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일부러 조정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열된 부동산 경기를 잡기 위한 차원에서 공시지가를 높여 땅값이 오른 측면도 있다. 이에따라 지금은 실거래가와 공지지가 차이가 좁혀진 상태다.
또 공시지가가 상향조정된만큼 소유자들이 거래가격에 반영하는 등 공시지가 자체가 지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공시지가가 과거보다 현실화된 수준으로 조정되면서 그에 맞춰 세금 등도 오르게 되고, 다시 거래가 이뤄질때는 세금을 낸 만큼 거래가격이 더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토지는 주변환경에 따라 빠르게 시세가 변하는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폭이 적은 것도 원인이다. 감가상각이 되지 않는 고정재여서다. '집을 사면 내가 돈을 벌고, 땅을 사면 자손이 돈을 번다'는 속설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더욱이 국토균형발전 등이 추진되며 전국에서 개발 호재가 발생한 것도 땅값을 밀어올렸다.
엄근용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부터 땅값을 살펴보면 계속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토지는 무한하게 생산할 수 없는 특성이 있고 수요는 많다보니 경기가 좋지 않아도 소폭 하락에 그치고 개발호재 등에 따라 오를 때는 많이 오르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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