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증권, 창조의 길을 찾다]벼랑 끝으로 몰렸던 日…부활의 힘은?

시계아이콘01분 5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③일본 증권업계 위기극복 비결

[증권, 창조의 길을 찾다]벼랑 끝으로 몰렸던 日…부활의 힘은?
AD



자산관리중심 사업구조 바꿔
지주사 전환 사업연계 시너지
소형사도 차별화로 틈새공략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구채은 기자] 지난 97년 직원 7500명을 거느린 일본 4위의 대형증권사인 야마이치증권이 파산했다. 야마이치증권 회장이 TV에 나와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일본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업황 부진에 허덕이는 일본 증권업계의 신음이 절정에 달했던 때였다.

지난 20여년간 일본 증권사들은 생사의 기로였다. 글로벌 불황과 내수 장기침체가 겹치며 변하지 않는 곳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 2000년대 초부터 이어진 생존경쟁 끝에 현재 일본 증권사들은 각자 나름의 활로를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초반 일본 증권업계가 겪은 어려움은 현재 우리와 비슷하다. 거래량은 급감했고 저금리가 이어졌다.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여의도가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일본을 참고해야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특히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글로벌 증권사로 우뚝 선 노무라증권 등의 사례는 눈여겨 볼 만하다.

◆90년대 이후 140개 증권사 문 닫아=1980년대는 일본 증권업계의 황금기로 불린다. 일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자산 가격은 급등했고, 니케이는 연일 고점을 찍었다. 당시 일본은 전세계 주식 시가총액 1위 자리의 단골 손님이었다. 지난 89년 니케이는 3만8916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990년대 소위 '잃어버린 10년'의 경제불황이 시작되며 일본 증권사들은 '행복 끝, 불황 시작'의 길로 들어섰다. 니케이는 연일 급락했는데 지난 2009년 6월 9786까지 떨어졌다.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치며 1990년대 이후 140여개 증권사가 도산하거나 피합병됐다. 야마이치증권이 문을 닫은 것도 이 때였다.


일본 증권사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 건 연일 줄어드는 주식 거래량이었다. 위축된 투자자들이 주식을 꺼리며 지난 1989년 1조5000억엔까지 증가했던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이 1990년대에는 5000억엔까지 뚝 떨어졌다. 수익의 절반 이상이 위탁매매 수수료이던 일본 증권사들로선 버틸 재간이 없었다.


◆日증권사, '전문화ㆍ차별화'로 위기극복=일본 증권사의 위기 극복 방안은 규모별로 달랐다. 노무라, 다이와, 닛코 등 대형 증권사는 자산관리 모델을 도입, 투자신탁이나 자산종합관리계좌 등의 업무에서 수익을 늘렸다. 이를 위해 대형사들은 일단 지주사 형태로 전환한 뒤 그 아래 여러 사업 부문을 분사해 전문화를 추구했다. 노무라그룹은 노무라 홀딩스 아래 노무라 증권, 연금, 자산운용 등을 자회사 형태로 뒀다. 다이와증권은 다이와증권 캐피털 마켓, 종합연구소, 투자신탁위탁, 넥스트은행 등 자회사를 둬 자산운용 분야에서 시너지를 꾀했다.


고객도 세분화했다. 노무라증권은 기업오너 등 초부유층 자산은 '자산관리본부', 퇴직자의 퇴직금 운용 등 정액 자산관리는 각 지점 '자산관리과'에서 나눠 맡았다. 다이와증권은 대면거래인 컨설턴트코스와 온라인거래인 다이렉트코스로 구분해 한층 더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마츠이증권은 15개 은행과 제휴로 방대한 판매채널 확보에 나섰고, 카부닷컴은 수수료 체계 다양화, 라쿠텐 증권은 해외투자 정보서비스 강화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토요증권은 중국주식 중개업무, 디브래인ㆍ엔젤ㆍ미래증권 등은 비상장주식매매, 오카산증권은 특정지역 밀착형 자산관리업무 등으로 특화된 서비스 제공에 집중했다.


증권업계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대형증권사와 은행계열 준대형사는 지주사로 전환한 후 자산관리 업무를 강화한 반면, 준대형사는 신규기업 발굴을 통한 IPO 및 이를 통한 법인자산관리, 신흥시장 주식중개, 외채, 펀드 등 지역 밀착형 자산관리업무에 집중했다"며 "중소형사는 보합제 딜러나 계약딜러로 전문화를 꾀해 증권업의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韓증권사, 은행 등과 시너지 방안 추진해야=일본 증권업계는 위탁매매 중심에서 자산관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꿨고, 전문 특화상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불황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장기불황을 되레 글로벌 증권사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았다. 자시법 통과로 투자은행(IB) 활성화의 길이 열린 국내 대형사들로선 참고할 만하다. 노무라는 1990년대 IB사업을 확대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IB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조항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노무라는 노무라자산운용과 연계해 고금리 해외국채 투자 펀드와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자원 펀드 등을 적시에 출시했다"며 "한국 증권업계도 은행,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와 연계해 시너지 창출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구채은 기자 fakt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