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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창조의 길을 찾다]벼랑 끝으로 몰렸던 日…부활의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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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일본 증권업계 위기극복 비결

[증권, 창조의 길을 찾다]벼랑 끝으로 몰렸던 日…부활의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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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중심 사업구조 바꿔
지주사 전환 사업연계 시너지
소형사도 차별화로 틈새공략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구채은 기자] 지난 97년 직원 7500명을 거느린 일본 4위의 대형증권사인 야마이치증권이 파산했다. 야마이치증권 회장이 TV에 나와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일본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업황 부진에 허덕이는 일본 증권업계의 신음이 절정에 달했던 때였다.

지난 20여년간 일본 증권사들은 생사의 기로였다. 글로벌 불황과 내수 장기침체가 겹치며 변하지 않는 곳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 2000년대 초부터 이어진 생존경쟁 끝에 현재 일본 증권사들은 각자 나름의 활로를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초반 일본 증권업계가 겪은 어려움은 현재 우리와 비슷하다. 거래량은 급감했고 저금리가 이어졌다.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여의도가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일본을 참고해야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특히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글로벌 증권사로 우뚝 선 노무라증권 등의 사례는 눈여겨 볼 만하다.

◆90년대 이후 140개 증권사 문 닫아=1980년대는 일본 증권업계의 황금기로 불린다. 일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자산 가격은 급등했고, 니케이는 연일 고점을 찍었다. 당시 일본은 전세계 주식 시가총액 1위 자리의 단골 손님이었다. 지난 89년 니케이는 3만8916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990년대 소위 '잃어버린 10년'의 경제불황이 시작되며 일본 증권사들은 '행복 끝, 불황 시작'의 길로 들어섰다. 니케이는 연일 급락했는데 지난 2009년 6월 9786까지 떨어졌다.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치며 1990년대 이후 140여개 증권사가 도산하거나 피합병됐다. 야마이치증권이 문을 닫은 것도 이 때였다.


일본 증권사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 건 연일 줄어드는 주식 거래량이었다. 위축된 투자자들이 주식을 꺼리며 지난 1989년 1조5000억엔까지 증가했던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이 1990년대에는 5000억엔까지 뚝 떨어졌다. 수익의 절반 이상이 위탁매매 수수료이던 일본 증권사들로선 버틸 재간이 없었다.


◆日증권사, '전문화ㆍ차별화'로 위기극복=일본 증권사의 위기 극복 방안은 규모별로 달랐다. 노무라, 다이와, 닛코 등 대형 증권사는 자산관리 모델을 도입, 투자신탁이나 자산종합관리계좌 등의 업무에서 수익을 늘렸다. 이를 위해 대형사들은 일단 지주사 형태로 전환한 뒤 그 아래 여러 사업 부문을 분사해 전문화를 추구했다. 노무라그룹은 노무라 홀딩스 아래 노무라 증권, 연금, 자산운용 등을 자회사 형태로 뒀다. 다이와증권은 다이와증권 캐피털 마켓, 종합연구소, 투자신탁위탁, 넥스트은행 등 자회사를 둬 자산운용 분야에서 시너지를 꾀했다.


고객도 세분화했다. 노무라증권은 기업오너 등 초부유층 자산은 '자산관리본부', 퇴직자의 퇴직금 운용 등 정액 자산관리는 각 지점 '자산관리과'에서 나눠 맡았다. 다이와증권은 대면거래인 컨설턴트코스와 온라인거래인 다이렉트코스로 구분해 한층 더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마츠이증권은 15개 은행과 제휴로 방대한 판매채널 확보에 나섰고, 카부닷컴은 수수료 체계 다양화, 라쿠텐 증권은 해외투자 정보서비스 강화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토요증권은 중국주식 중개업무, 디브래인ㆍ엔젤ㆍ미래증권 등은 비상장주식매매, 오카산증권은 특정지역 밀착형 자산관리업무 등으로 특화된 서비스 제공에 집중했다.


증권업계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대형증권사와 은행계열 준대형사는 지주사로 전환한 후 자산관리 업무를 강화한 반면, 준대형사는 신규기업 발굴을 통한 IPO 및 이를 통한 법인자산관리, 신흥시장 주식중개, 외채, 펀드 등 지역 밀착형 자산관리업무에 집중했다"며 "중소형사는 보합제 딜러나 계약딜러로 전문화를 꾀해 증권업의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韓증권사, 은행 등과 시너지 방안 추진해야=일본 증권업계는 위탁매매 중심에서 자산관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꿨고, 전문 특화상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불황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장기불황을 되레 글로벌 증권사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았다. 자시법 통과로 투자은행(IB) 활성화의 길이 열린 국내 대형사들로선 참고할 만하다. 노무라는 1990년대 IB사업을 확대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IB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조항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노무라는 노무라자산운용과 연계해 고금리 해외국채 투자 펀드와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자원 펀드 등을 적시에 출시했다"며 "한국 증권업계도 은행,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와 연계해 시너지 창출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구채은 기자 fakt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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