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신흥국의 금융리스크를 보다 강화된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터 모건 아시아개발은행(ADB)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서울아시아금융포럼'에 참석, 세번째 세션인 '아시아, 금융리스크 관리 선진화 방안'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세션은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좌장으로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피터모건 수석연구원 등이 토론을 진행했다.
피터모건 수석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세계 금융 시스템 리스크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이 피드백을 하면서 주기를 타고 발생한다"면서 "또한 최근 들어 거시경제적 요소가 더 많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흥국 금융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보다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흥국 금융의 경우 인플레이션, 소버린 리스크, 정책적 불균형, 자연재해, 경상수지 불균형 등에 따른 충격을 선진국 대비 크게 받는다"면서 "스트레스 테스트가 주의 깊게 모니터링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신흥국 금융의 특징과 관련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덜 복잡하고 은행권에 의해 주로 유도되고 있다는 것, 부동산 부문에서의 은행권 대출 규모가 크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면서 "법률서비스가 취약하고 거시경제와 외부요인 리스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도 관심 있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외환보유고와 안전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 간 정보공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원장은 금융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기경보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윤 원장은 "한국은 지난 1997년 금융위기 당시부터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해왔다'면서 "현재의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스트레스지수(FSI), 그리고 3~6개월 정도의 미래 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조기경보지표(EWI) 등이다"라고 소개했다.
FSI는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계량화해 산출한 지수다. 주가, 환율, 금리 등과 같이 금융변수에 대한 기댓값이 변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우 이 지수는 높아지게 된다. 조기경보지표(EWI)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움직임과 거시적 위기발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반여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된 지수이기도 하다.
그는 "FSI는 바깥의 날씨를 알 수 없는 실내의 누군가를 대신해, 창밖을 대신 보고 관측해주는 것을 말한다"면서 "EWI는 미래 경제 모습을 예측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라고 설명였다. 윤 원장은 "FSI, EWI 등을 통해서 정부는 객관적인 수치를 얻고, 데이터를 참고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리스크 관리의 방안으로 자본흐름 관리(capital flow managment)와 역내안전망(regional safety net) 등을 꼽았다.
윤 원장은 "과거에는 '자본통제'라는 용어를 썼지만, 이제는 '흐름의 관리'라고 표현한다"면서 "전자는 비거주자(외국인)에 대한 통제를 의미했다면, 후자는 내·외부 상관없이 전체적인 시장 자금의 흐름을 관리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자본의 유출입을 관리할 수 있는 룰이 생긴 것"이라면서 "표준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국제적인 상황에서의 시비도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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