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선구자였던 임광정(林光廷) 회장이 지난 26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최근 건강이 악화된 임광정 회장은 최근 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한 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1919년 4월27일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난 임 회장은 국내 화장품산업의 선구자이며 우리의 아름다움을 세계로 알린 개척자였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창업세대이자 생생한 역사 그 자체로서 남아 있었던 임회장은 2003년 작고하신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주 고(故) 서성환 회장과 더불어 국내 화장품 산업의 1세대 경영, 개척자로서 여성들의 생활과 삶에 변화를 주도했다.
1961년 한국화장품 창업이후 '쥬단학'브랜드로 '단학포마드' 제품 출시와 1990년대 '템테이션'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국내 화장품 광고에 처음으로 '현정화'라는 최고의 탁구 스포츠 스타를 기용하는 등 제품과 마케팅의 발상의 전환을 소비자에게 보여줬다.
1989년 한불화장품 창업이후 이른바 '신세대 시장'이라 불리우는 틈새 시장의 화장품 브랜드 '오버클래스 I.D'. '바센 팩트', 'ICS'를 출시해 국내 화장품 시장의 큰 이슈를 던졌으며 2006년에는 '잇츠스킨'브랜드로 브랜드샵 시장에 진출해 화장품을 통한 소비자와의 교감의 끈을 놓지 않고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 1세대로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임 회장의 경영 철학과 열정은 체육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1975년 한국화장품 여자 농구단을 창단해 국내 농구계의 르네상스 시대를 개척했으며 특히,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74년에는 실업 야구단을 창단해 1981년 국내 프로야구 출범의 계기가 됐고 1987년에는 실업여자 탁구단을 창단해 '현정화'라는 세계적인 탁구스타를 배출, 세계탁구선수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을 통한 대회우승이라는 쾌거를 얻는 등 체육 문화 가치를 창출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시며 대한야구협회 회장, 아시아 야구연맹 회장, 대한 올림픽위원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1961년 이후 30여 년간 국내 화장품산업의 유일한 역사로 남아 있던 임광정 회장. '부지런은 반복(半福)이다'라는 생활 신조를 좌우명으로 해 영면하는 그 순간까지도 매일같이 창업 당시의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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