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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출구전략 고민하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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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모든 증권사가 채권 매도 전략을 고민하는 시기가 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섬에 따라 채권보유비중을 한껏 올려놓은 증권사들이 앞다퉈 채권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감독당국도 업계 채권 물량 대규모 출회에 따른 시장 후유증에 주목하면서 증권사별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나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 채권보유잔고는 130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자산 250여조원의 50%를 넘어서는 비율이다. 전체 증권사별 채권보유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실제로 지난 2009년 3월말 기준 65조1000억원에서 지난 2010년 3월말 기준 82조2000억원, 2011년 3월말 기준 91조7000억원, 2012년 3월말 기준 105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여온 가운데 채권 자기매매 확대, 저금리 기조, 환매조건부채권(RP) 및 주가연계증권(ELS) 편입 증가 등 헷지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헌대증권 등 빅5가 대형투자은행(IB) 허용 기준 자기자본인 3조원을 쌓아둔 이후 채권 보유에 열을 올린 것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 금리 인하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1분기 실질 GDP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생산과 수출경기가 부진하는 등 오히려 경기 모멘텀의 둔화가 우려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험은 보유 채권 신용도를 감안할 때 양호한 수준"이라며 "다만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규모 증가는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없어진 가운데 시장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 흐름이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채권 물량 털기 경쟁이 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고채 금리가 우상향 곡선으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56%로 전월말보다 7bp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채권을 견조하게 사들이고 있는 형국이어서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비중 줄이기 움직임에 나서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채권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최근 국채선물 매도포지션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매도 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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