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제주에서 발생한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 환자가 사망했다. 의료기관이 보건당국에 신고한 감염 의심환자는 총 5명으로 확인됐다.
16일 제주대병원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의심 환자 강모(74)씨가 이날 새벽 숨을 거뒀다.
강씨는 지난 6일 호흡곤란과 고열증세로 호소해 8일 제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의식 저하 상태였다. 오른쪽 겨드랑이에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확인됐고 SFTS와 유사한 증세를 보였다. 강씨는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고혈이 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다른 감염병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14일 강씨의 검체를 넘겨받아 역학조사를 진행 중으로, 검사 결과는 다음 주 말께 발표될 예정이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일 의료기관에 진단 신고기준을 공지한 이래 제주도 건을 포함해 총 5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우리나라에서 진드기에서 SFT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후 의료기관에 진단 기준을 보급했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제주도를 포함해 서울, 대구, 전북 등에서 5건의 의심사례가 보고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3년 전부터의 과거 원인 미규명 유사환자 검체를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실시 중이다.
STFS의 감염 경로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 일종에 물려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을 비롯해 식욕저하,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일으키는데, 중증으로 발전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STFS는 지난 2009년 중국에서 최초 보고된 이래 2011~2012년까지 총 2047건이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8건이 확인됐고 이중 5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인체 감염은 확인된 바 없다.
다음은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하는 STFS 예방수칙이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지 않는다.
▲휴식을 취하거나 새참 먹을 땐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하여 햇볕에 말린다.
▲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는다.
▲작업을 할 때 기피제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다.
▲밤 따기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 소매, 양말을 착용한다.
▲작업, 야외활동 후에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해 진드기를 제거한다.
▲작업, 야외활동 후 작업복, 속옷, 양말 등 세탁한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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