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원장 甲위치 포기한다며 만났지만 참석자 선정 논란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지난 15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가 열렸던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
금투협 주요 회원사 21곳의 CEO들이 자리한 가운데 참석자 명단에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대표 이름이 빠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날 행사에는 대우증권ㆍ삼성증권ㆍ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 CEO가 참석했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해외출장 일정과 겹쳐 자리하지 못했다. 다시말해 증권사 '빅5' 가운데 황 사장만 뚜렷한 이유없이 초대를 받지 못한 셈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감원에 황 사장을 포함한 참석자 명단을 제출했다"며 "최종 명단 선정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귀띔했다.
금감원의 석연찮은 행보를 두고 이런저런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황 사장을 일부러 제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해 연임돼 오는 2015년까지 임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황 사장의 거취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하지만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시절 대우증권 수장이 된 김기범 사장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에 갖고 있는 못마땅한 감정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영기 금투협 공익이사가 우리은행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대규모 손실로 금감원 제재를 받았다가 소송을 걸었던 사건 이후 시작된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 황 이사와 금감원의 기나긴 소송전은 지난 2월 대법원이 "금감원의 제재가 부당하다"고 결론내면서 황의 승리로 끝났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장과의 상견례 자리에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골고루 배치시키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며 "우리투자증권 측에도 충분한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최수현 금감원장은 금투업계 발전을 위해 "갑의 위치를 내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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