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근 지속되고 있는 엔저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내 1위인 롯데호텔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일본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다른 강북호텔들의 일본인 관광객 감소폭이 20% 가량인데 비해 10%포인트나 더 높은 까닭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호텔이 바로 롯데호텔서울이기 때문이다.
국내 특1급 호텔 중 일본인 관광객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롯데호텔서울이다. 롯데호텔서울은 전체 고객 중 내국인 비중 10%, 외국인 비중 90%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 고객 중에 서 일본인이 50% 이상을 차지해 호텔 매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 사과요구 발언을 시작으로 엔저에다가 최근 북한 핵위기까지 맞물리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런 현상은 롯데호텔 전 체인호텔로 번지고 있다. 가장 타격이 심한 곳은 롯데시티호텔마포.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마포는 공항과 인접해있고 특1급 호텔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평상시에도 객실 점유율이 90%를 상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호텔에서 객실 점유율이 90%라는 것은 스위트룸 등 고가룸을 제외하면 거의 만실을 의미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올 들어 객실 점유율은 10%포인트 이상 빠져 70~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외에 부산 롯데호텔도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해 울상 짓기는 마찬가지다. 올 1분기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부산롯데호텔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4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5억3800만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88억4600만원에서 61억5100만원으로 30.4% 감소했다. 부산롯데호텔은 부산지역 특1급 호텔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엔저 현상 때문에 관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있으니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숙객을 대상으로 면세혜택 등을 줘 가격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중 하나가 '영세율복원'이다.
호텔숙박용역 영세율이란 외국인 관광객에 제공하는 숙박용역 중 객실요금에 한해 10%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로 2007년 7월1일부터 2009년 12월31일까지 적용해왔다가 현재 폐지됐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관광업계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객실료 영세율 적용 등의 제도적 개선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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