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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에 계약서도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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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社 "중국선사는 20% 싸게 쌌다는데..우리도 가격 깎아달라"
선수금·보상금 주고 주문취소해도 새 계약이 이익..대우조선, 컨선 추가물량 할인 합의


조선업 불황에 계약서도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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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전 세계적으로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맺은 계약을 갱신하면서 배값을 대폭 낮춘 사례도 일어났다. 대형 선박의 경우 척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할인'금액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AP몰러 머스크는 최근 주요 거래처인 대우조선해양에 기존 1만8000TEU(1TEU는 20ft 컨테이너 한개 분량)급 컨테이너선 주문과 관련해 1억달러를 깎아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지난 2011년 당시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18억달러에 건조하기로 계약하면서 추가로 최대 20척까지 더 주문할 수 있다는 옵션을 걸었다. 이후 머스크는 추가로 10대를 주문, 총 20척을 대우조선이 짓기로 한 상태며 내달 중순께 첫 선박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대형 선사가 기존에 주문한 물량에 대해 비용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건 흔치 않은 일. 그럼에도 머스크가 이 같이 요청한 건 최근 중국 선사인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이 현대중공업에 이보다 소폭 큰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을 훨씬 낮은 가격에 주문한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SCL은 5척을 7억달러에 짓기로 현대중공업과 계약했다. 척당 단가로 따지면 1억4000만달러로, 대우조선이 짓는 척당 단가(1억8000만달러)와 비교해 20% 이상 싼 가격이다. CSCL은 최근 계약내용을 공개하며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머스크에서 일부 설계변경을 요청해 와 당초 계약내용이 일부 바뀌었고 건조금액 차이가 생긴 건 사실이나 1억달러 정도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기존에 주문한 물량인 10척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부분 건조가 진행된 만큼 계약을 바꿀 수 없는 상태며,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로 주문한 선박 10척에 대해 일부 변동이 생겼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양사간 계약인 만큼 회사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1억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을 낮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을 두고 최근 '저가수주'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기존의 정상적인 계약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2~3년간 선가가 급격히 떨어진 탓에 선주가 기존 주문을 취소하고 다시 같은 선박을 주문한 일도 있었다. 선주가 기존에 지급한 선수금과 보상금을 조선사에 주더라도 새로 계약하는 게 더 이익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줄면서 해운업 시황이 급격히 악화됐고 이는 고스란히 선박발주 감소로 이어졌다. 선주와의 관계에서 '을' 입장일 수밖에 없는 조선업체는 한창 경기가 좋을 때에 비해 서로 낮은 가격을 제시했고 결국 2008년 초반에 비해 현재 신조선가는 절반 조금 넘는 수준에 형성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체로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가격인줄 알면서도 조선소를 비워둘 수 없는 까닭에 일단 주문을 따내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해외건설·플랜트업계가 저가수주로 수익이 악화됐듯 일부 조선소도 머지않아 실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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