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가까워 유해성 놓고 갑론을박···전문가들은 "위험도 낮을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구글 글래스는 전자파 덩어리냐 전자파 안전 단말기냐'
구글 글래스가 웨어러블(wearable·입는) 컴퓨터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낳는 가운데 전자파 유해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안경처럼 쓰는 탓에 전자파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느 단말기보다 더 까다로운 것이다.
14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글 글래스의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전자파 유해성은 무선 기기가 인체에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기기에서 나오는 출력도 거리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구글 글래스는 출력이 약한 것으로 예상돼 전자파 유해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셀룰러가 아닌 RFID, 초광대역통신(UWB), 블루투스 등을 사용하는 기기는 소출력 기기에 해당한다. 이번에 공개된 구글 글래스는 블루투스, 와이파이, GPS 등을 지원한다. 셀룰러는 지원하지 않는 소출력 기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홍종 국립전파연구원 공업연구사는 "인체에서 22㎝ 이내에서 사용하는 무선 기기는 전자파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소출력 기기에 해당하는 경우 별도의 전자파 인증도 필요하지 않다"며 구글 글래스의 전자파 위험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파의 방향을 바꾸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조사 관계자는 "전자파는 일정 방향을 갖고 흐르는데 차폐 물질을 적용해 이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며 "인체의 머리 쪽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흐르게 하는 방식으로 전자파 노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글래스의 전자파 위험성이 낮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 일각에서는 전자파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구글 글래스가 머리 가까이에 있다는 게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휴대폰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직후 방송통신위원가 내놓은 전자파 종합대책에서 휴대폰을 얼굴과 머리 가까이에 놓지 말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진회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블루투스 기기에서도 전자파가 발생한다"며 "실제 제품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구글 글래스는 머리에 밀착해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전자파 유해성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홍종 공업연구사는 "실제 나오는 구글 글래스에 음성통화가 지원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음성통화가 가능하다면 셀룰러를 이용한다는 의미로 전자파 유해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파보다는 구글 글래스에 탑재된 소형 디스플레이에서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LCD에는 벤젠 등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며 "눈에 아주 가까운 위치에 착용하는 구글 글래스에 LCD가 적용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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