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소기업들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해 큰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방안이 없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중소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창조경제에 대해 74.0%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매우 공감한다'는 의견과 '대체로 공감한다'는 의견이 각각 20.7%, 53.3%였던 반면 약간 공감하지 않는다·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7.7%와 8.3%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이 생각하는 창조경제에 대해서는 28.4%가 '새로운 성장동력과 가치발굴'이라고 답했으며, 그 다음으로 창의성·상상력과 다양성 추구(27.3%), 신제품과 신기술 혁신(19.0%) 등의 답변이 많았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할 경제주체로는 63%가 중소기업을 꼽아, 정부(24%), 대기업(11.3%), 가계(1.7%)에 비해 중소기업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 큰 기업일수록 창조경제 내에서 정부 역할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20인 미만 규모의 작은 중소기업은 창조경제 실현의 주역이 중소기업이라는 응답이 68.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데 비해, 종사자 20인 이상 규모의 중소기업은 '정부'라는 응답이 28.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창조경제 실현에 중소기업이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33.3%로 가장 높았고 ▲변화와 혁신에 용이(25.4%) ▲역동성과 창의성(24.9%) ▲부가가치 창출의 주역(10.6%)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하지만 창조경제와 관련, '창의적 인재양성 및 교육(36.3%)',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접목·융합(41.7%)' 등에 대해서는 10곳 중 4곳이 중소기업들이 잘 하지 못한다고 응답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이 구체적 방안이 없고 다소 편향돼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소기업의 44.7%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이 안 보인다는 지적에 동의했고, 창조경제에 대한 정부 정책이 창업·벤처 위주로 편향되고 있다는 우려에도 40.3%가 공감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지원·육성대상으로는 45.7%가 기술개발기업을 꼽았으며, 반면 창업기업과 IT·벤처기업은 각각 6.3%, 15.7%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쳤다.
경제민주화 실천이 창조경제의 전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소기업의 56.7%는 '경제민주화 없이 창조경제의 성공은 어렵다'고 인식했으며, 특히 벤처기업과 종사자 20인 이상 규모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이같이 생각하는 비율이 각각 59.3%, 38.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의 성공은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중소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ICT와 접목하고, 다른 산업과 융·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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