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추억을 되팝니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식품업계에 추억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십 년 전 철수했던 제품들을 다시 선보이면서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식품업계는 관련 제품에 추억을 갖고 있는 소비자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연령대의 새로운 소비자들까지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식품업계의 향수 마케팅 성공사례가 극과 극이라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남산N왕돈까스'는 출시 6개월 만에 돈가스 시장 전체에서 5위를 차지하며 매달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왕돈가스라는 제품 특성이 소비자들에게 어릴 적 먹던 돈가스의 향수를 일으키며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돈가스 시장 내 1위 제품 매출의 3분의 1보다 조금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연 20%씩 성장하는 돈가스 시장에서 꾸준히 잘 팔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최근 불황으로 전자기기나 장난감 등 타 선물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과자 선물세트 인기가 다시 높아지자 과자 선물세트 재출시를 결정했다. 지난 6일 20년만에 다시 선보인 2만원대 과자 선물세트를 내놓은 것이다.
과자 선물세트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만~3만원대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선물의 범위가 다양해지면서 과자선물세트는 1만원 이하부터 1만원대의 소형 세트만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종합선물세트는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 추억을 주는 제품이어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이라며 "2만원짜리 종합선물세트는 가정의 달 뿐만 아니라 계속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억 제품 출시가 무조건 성공 하리란 보장은 없다. 삼립식품은 '크리미빵'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월 '소프트 크리미 크림빵'을 새롭게 출시했지만 현재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기존 크리미빵 고객의 폭을 넓혀보기 위해 향수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층을 공략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기존에 팔리던 50년 된 크리미빵은 여전히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며 "젊은층을 위한 새로운 크림빵을 내놓았지만 잘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팔도는 2006년 중반 접었던 과자 사업을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시작했다. 1990년대 인기를 누렸던 과자 '깨봉', '두부감빠', '꽃게스낵'을 다시 선보인 것이다. 이번 사업 재진출로 팔도는 90년대 자사 제품에 향수를 가진 30~40대 고객들의 인기에 힘입어 연간 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품 판매는 미미한 실정이다.
팔도 관계자는 "제품이 단종 되고 나서 실제로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있어서 출시를 계획하게 됐다"며 "제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과 아울러 새로운 소비자들도 좋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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