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이익을 침해하면 하를 내는 게 당연한데 오히려 환영한다.”
미국의 셰일 오일 혁명으로 자국산 원유수입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이를 환영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칼리드 알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이 원유 공급의 신뢰성을 재확신시킬 것이라며 이를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팔리 CEO는 FT 인터뷰에서 “셰일혁명은 중동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우려를 완화시키는 데 보탬이 됐으며 각국 정부가 실용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펴도록 권장했다”고 평가했다.
셰일오일은 퇴적암의 하나인 혈암속에 있는 갖혀있는 원유를 수직 수평시추 수압파쇄법을 이용해 추출한 것으로 탄소함유량이 높고 황함량이 적은 경질류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비슷하다. 그러나 WTI를 비롯한 전통원유보다 생산단가가 비싼 게 흠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수압을 이용할 수 있는 수평굴착 기술이 발달해 생산단가가 낮아진데다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노스다코타주 등에서 셰일오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셰일오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미국의 원유수입은 지난해 하루 849만1000배럴로 2007년(1031만 배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그 결과 북미지역은 원유 순수입국지위에서 벗어나고 국제유가를 떨어뜨리고 원유시장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배력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기대가 생겨났다.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는 세계 원유 확인 매장량의 18%를 보유하고 있고 하루 931만1000배럴의 원유를 생산,7218만 배럴을 수출하는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이다.
그러나 팔리 CEO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원유생산량 증가를 환영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덕분에 전세계에 원유를 계속 소비하면 결국 사우디 원유 수요도 계속 될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팔리 CEO는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식의 글로벌 컨센선스를 확고히 한다”면서 “석유는 앞으로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선택하는 연료가 될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관리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늘 앞으로 수 세대 동안 이 사업을 하도록 하고 이 산업을 장기간 번성하고 사회가 조화를 이루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아람코는 미국의 원유생산이 북미시장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자사의 시장을 빼앗아 갈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수요는 올해 하루 약 9000만 배럴에서 2030년 하루 약 1억1000만 배럴로 증가하는 반면,성숙한 유전의 생산량은 매년 4~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점과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하루 최대 600만~70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감안한다면 사우디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이 채울 여지가 많다고 아람코측은 분석하고 있다.
팔리 CEO는 사우디의 총 생산능력은 하루 1250만 배럴 목표 이상을 넘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유전이 생산을 개시하거나 생산량을 늘리면 기존의 오래된 유전들의 수명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생산을 개시한 마니파 유전의 경우 하루 생산량이 7월에 50만 배럴에 이르고 내년 말에는 90만 배럴에 도달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또 2009년 생산에 들어간 쿠라이스 유전도 2016~17년께는 하루 120만~150만 배럴을 생산하고 1998년 생산을 개시한 샤이바 유전은 2017년께는 하루 75만~100만 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팔리는 이들 프로젝트들은 오래된 가와르와 아브카이크 유전들이 새로운 유정을 덜 파면서 생산저점에서 휴식을 취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들 유전들은 다음 세기까지 생산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안정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