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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국민들 달러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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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국민들 달러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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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아르헨티나에 미국 달러화 광풍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인플레이션과 아르헨 공식 화폐인 페소의 평가절하를 우려한 국민들이 너나할것없이 달러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최근 전했다.

그러나 아르헨 정부는 국민의 달러 매입을 금해 암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아르헨 암시장에서 페소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한때 달러당 9.98페소를 넘어섰다. 아르헨의 공식 환율인 달러당 5.1985페소와 무려 90% 정도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하지만 10페소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르헨 국민은 자기 재산을 지키기 위해 페소 대신 달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아르헨 정부는 국민 재산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온갖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례로 주요 항만, 공항에 달러의 잉크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훈련 받은 개가 배치돼 있다.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1만달러 이상을 들고 나가는 국민이 있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물가가 두 자릿수로 오르는 등 요즘 아르헨 경제는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이에 아르헨 국민들은 자기 재산이 급격히 주는 것을 가만히 앉아 지켜볼 수만은 없어 달러를 사들이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르헨 정부는 이런 달러 광풍이 자칫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자본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7월 아르헨 정부는 여행 목적이 아닌 달러 구매를 금한 데 이어 지난 3월 해외 신용카드 구매에 수수료 20%까지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아르헨 정부의 엄격한 자본통제로 반사이익을 보는 쪽은 우루과이다. 우루과이 시중 은행들이 엄격한 비밀주의를 표방한 덕에 아르헨 자금이 우루과이로 이동 중이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중앙은행에 따르면 우루과이 시중 은행 예금 가운데 15%가 해외 자금이다. 대부분은 아르헨에서 건너온 것이다.


아르헨 국민들의 현금 기피 현상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의 '메르발 지수'는 올해에만 연초 대비 23% 올랐다. 현금만 아니면 상관 없다는 분위기다.


아르헨 국민이 달러를 사재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과거 인플레, 페소 평가절하, 경제위기로 이어진 경험이 기억 속에 생생한 것이다. 이에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 대통령은 페소의 평가절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아르헨의 외환보유고가 1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에세키엘 아귀레 외환 투자전략가는 "아르헨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면 통제할수록 아르헨 국민은 달러를 더 사들이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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