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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턴트맨에서 배우로, 서범식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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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주먹' 거북이 역 서범식 인터뷰

[인터뷰] 스턴트맨에서 배우로, 서범식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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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홍동희 기자]"배우"라는 수식어에 서범식(43)은 머리를 긁적인다.

"배우라고 하기엔 부족한 게 아직 많죠. 제대로 연기 수업도 받아본 적도 없는 걸요. 하하"


배우 서범식을 아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늘어놓으면 대부분은 "아~ 그 사람"이라고 기억을 되살려 낼 것이다.

최근 서범식은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악역으로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극중 배역은 무자비한 반칙을 주로 쓰는 근육질의 캐릭터 '거북이'. 극 후반부 주인공 임덕규(황정민 분)과 마지막 대결을 펼치는 인물이다.


"작년 '마의'를 한창 찍고 있을 때 조감독님께서 강우석 감독님이 저를 보고 싶어 하신다면서 연락이 왔어요. 강 감독님이랑은 예전에 '공공의 적' 때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어요. 처음엔 당연히 안믿었죠."


서범식을 '거북이' 역할로 염두에 두고 있던 강우석 감독은 미팅 자리에서 그에게 민머리와 근육질의 검은 피부를 요구했다.


"감독님께서 운동하라고 체육관도 잡아주시고, 머리 자주 밀어야 한다면서 면도기까지 사주시더라고요. 태닝하면서 살갖도 태웠죠. 대접 받으면서 운동하니까 기분 좋던데요. (웃음)"


MBC 월화극 '마의'에서 이명환(손창민 분)의 수족인 강군관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던 서범식은 당시 전국을 오가며 드라마와 영화를 동시에 촬영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마의' 밤샘 촬영을 끝내고 용인에서 경산까지 혼자 몇 시간을 운전 해서 왔다갔다 하는 스케줄을 반복하니까 졸음 운전 때문에 큰 사고도 당할 뻔 했어요. 그래도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스턴트맨에서 배우로, 서범식이 사는 세상


*정두홍 무술감독과의 인연
서범식은 20년 넘게 '무술 인생' 외길을 걸어오고 있다.


군제대 후 우연히 무술대회를 관람하게 된 것이 첫 계기가 됐다. 무술에 매료된 그는 당시 관계자들을 만나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체육관에서 사범 생활을 하면서 간간이 아르바이트 겸 스턴트 연기에도 도전했다.


그러다 1995년 서범식은 정두홍 무술 감독과 친분을 쌓으면서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그는 정두홍 감독이 설립한 서울 액션스쿨의 창립 멤버로 합류해 무술 감독이 흔치 않던 시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무술 감독 겸 스턴트 연기자로 활약했다.


"유명 스타들 액션 대역은 거의 해 다 해본 것 같아요. 최민수 형님을 비롯해서 조인성씨, 송승헌씨, 유지태씨, 김수로씨, 지진희씨, 이휘재씨 등 많은 주인공 배우들 대역을 했던 것 같아요. 한번은 '대장금'에서 지진희씨 대역을 했는데 팬분들이 저를 지진희씨로 착각하고 몰려들었다가 실망한 적도 있었다니까요. 하하"


*이병훈 감독 "가장 고마우신 분"
서범식에게 사극 드라마의 거장 이병훈 PD는 자신의 무술 연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실제로 이병훈은 PD는 자신의 작품에 서범식과 늘 함께 했다. 이병훈 PD와 첫 인연을 맺은 작품은 '허준'. 처음에는 단순히 스턴트 연기자로 참여했지만 다음 작품인 '상도'에서는 처음으로 '대사'가 있는 역할이 서범식에게 주어졌다고.


"'상도'에서 다녕 아가씨(김현주 분)의 보디가드 역할이었는데 처음에는 얼마나 떨리던지 정말 얼마 안되는 대사였는데 NG를 수없이 냈던 것 같아요."


이후 서범식은 '대장금' '서동요' '이산' 등 이병훈 감독 작품에서 무술 감독 겸 조연 배우로 출연하며 일명 '이병훈 사단'으로 유명세를 탔다.

[인터뷰] 스턴트맨에서 배우로, 서범식이 사는 세상


*'그림'보다는 '안전'이 우선됐으면...
무술 연기를 해오면서 크고 작은 사고로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는 서범식은 아직 열악하기만 한 국내 드라마, 영화 촬영 현장의 현실을 꼬집었다.


"97년으로 기억되는데 단막극이었어요. 전화를 받고 같이 일하는 형이랑 같이 서강대교로 달려갔어요. 두 여자가 다리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장면을 찍어야 한다길래 부랴부랴 낙하지점의 수심, 카메라 동선 등을 체크하고 촬영을 시작했어요. 첫 번째 테이크에선 잘 뛰어내렸어요. 그런데 떨어지고 나서 가발이 벗겨졌다고 다시 찍자고 했죠. 그런데 두 번째에서 낙하지점을 잃어버린 거에요. 전 무릎이 나갔고, 형은 그만......"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제대로 된 응급처치 인원도 없었고, 스턴트 연기자를 위한 그 흔한 배 한척 강물에 띄워놓지 않았다. 서범식도 무릎을 다친 상태로 깊은 강물 속에서 헤엄쳐 나와야 했다고.


"할리우드에서는 무조건 스태프의 '안전'이 먼저이고 다음에 '그림'을 생각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반대인 것 같아요.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도 좋은데 안전하게 작품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제작자나 감독님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결혼식도 깁스한 채로
결혼식을 앞둔 서범식은 SBS '야인시대'를 촬영하던 중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애초 다른 스케줄이 있었지만 선배의 부탁을 받고 잠깐 도와주러 간 것이 사고로 이어진 것.


"결혼식을 미룰 수가 없겠더라고요. 예전에는 깁스도 발 전체에다 '통'으로 했거든요. 잘 걷지도 못하게 말이에요. 어쩔 수 없이 목발 짚고 결혼식장에 들어갔어요. 와이프에게 정말 미안하죠. 결혼식 사진 보면 같이 찍은 사진도 별로 없더라고요."


서범식은 세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지금 그에게 작은 소망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것.


"언젠가 가족 앨범을 봤는데, 항상 사진 속에 제가 없는거에요. 엄마랑 아이들만 사진에 있고. 이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무술 연기자라는 직업이 그리 넉넉하지가 못해요. 당장 생계부터 걱정해야 하니까 좋은 아빠가 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참여한 작품이 관객이나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 기분 좋죠."




홍동희 기자 dheehong@
사진=송재원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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