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KBS2 새 수목드라마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극본 최민기, 연출 이진서, 이하 천명)가 베일을 벗었다. 껍데기를 벗기고 보니 알맹이는 기대 이상으로 여물어 있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송된 '천명' 첫 회는 9.3%의 전국 시청률을 나타냈다. 현재 승승장구 중인 MBC '남자가 사랑할 때'의 뒤를 바짝 쫓으며 위협하고 있다.
이날 방송된 '천명'에서는 마스크를 두르고 시체를 검안하는 홍다인(송지효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송지효는 제2의 장금을 꿈꾸는 카리스마 넘치는 의녀 다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는 당당하지만 내면에 온정을 품은 의녀였다. 어린 병자를 간호하면서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환자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넘쳤다.
의관 최원(이동욱 분)과의 만남도 흥미로웠다. 최원은 노채(폐결핵)를 앓고 있는 딸 최랑(김유빈)을 치료하기 위해 금궤부영방이라는 책을 찾으려던 중이었다. 그런데 책을 뺏어보려다가 홍다인의 손을 만지는 실수를 한 것. 홍다인은 최원이 여색에 빠진 것으로 오해해 무안을 줬다.
이 과정에서 송지효와 이동욱은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보여줬던 발랄한 모습은 지웠다. 두 사람은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으로 훌륭한 연기 호흡을 보였다.
송지효가 그리는 홍다인은 조선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신여성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간 다양한 사극에 출연해온 그는 안정적인 발성은 물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여배우로서의 진가를 입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간 예능에서 보여줬던 '멍지효'라는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냈다는 데에 있다. 송지효는 '런닝맨'을 통해 큰 인기를 끌었지만 꽤 오랜 기간 작품을 통해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이 같은 흥행 부진은 그에게 배우로서의 갈증을 심어줬을 터.
하지만 '천명'을 통해 송지효는 '예능 에이스'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탁월한 연기력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첫 회가 방송되자마자 송지효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그는 역시 여배우였다. 앞으로 송지효가 그려낼 홍다인과 '천명'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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