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페이팔과 비트코인. 이 두 단어를 알고 있다면 상당한 전자상거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페이팔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구매 경험이 있다면 친숙한 단어다.
반면 비트코인은 아직은 좀 어색하다. 정체모를 프로그래머가 만들었다는 이 가상화폐는 화폐 자체 기능 보다는 새로운 투기수단으로 각광 받으며 몸값이 치솟아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페이팔에서 그랬던 것처럼 빠르게 비트코인에 적응하고 있다.
최근 미국 캔사스의 자동차 딜러 노만 비알레씨는 만져보지도 못한 비트코인으로 4만달러 짜리 신형 지프 자동차 값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컵케익 가게를 운영하는 제니퍼 롱슨씨도 지난해 9월부터 비트코인을 받고 케익을 내주고 있다.일주일이면 서너명의 손님들이 비트코인으로 값을 치르고 케익을 사간다. 롱슨씨의 남편도 1년전부터 비트코인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 시대 이전만 해도 화폐란 금과 각국 중앙은행 발권화폐를 의미했다. 신용카드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이는 신용서비스일 뿐이지 화폐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인터넷과 전자화폐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페이팔은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며 핵심 결제 수단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 기반 없이도 당당히 실생활까지 파고들고 있다.
새로운 미래에 대비하는 발빠른 생각은 세상의 변화를 이끌기 마련이다. 페이팔 창업자들은 전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거래의 안전성을 제공했고 인터넷 시대의 유통 혁명에 큰 기여를 했다. 자신들도 큰 부자가 됐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누가 중앙은행 없는 화폐가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 게다가 경제위기가 이 정체 불명의 화폐의 가치를 끌어올릴지는 개발자 역시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다.
이처럼 발상의 전환과 상상력은 우리시대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자양분이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창조경제란 단어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정치인, 공무원, 사업가를 막론하고 어떻게 창조경제를 이뤄내 국가 경제를 성장시킬지 고민이다.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게임체인저가 되기위한 보다 창의적이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획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정보통신 분야만 봐도 우리가 해마다 반복되는 휴대전화 보조금 논쟁에 휘말려 있는 사이 지금 해외에서는 입는 컴퓨터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혹시 우리가 "누구를 따라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의 조언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들 정도다.
창조경제란 문구의 의미 해석에 지체할 시간이 없다. 뒤쳐진 창조경제란 무의미 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페이팔과 비트코인이 등장하기 전에 우리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뛰어야 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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