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사장 "협력사 타깃, 참고 조사일 뿐. 오히려 우리 기술 나갈까봐 걱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두 회사가 특허 소송 일부를 취하하며 화해에 나선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 협력사를 통해 기술을 빼돌리려 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당해 주목된다.
두 회사 모두 현재의 화해 분위기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의 인지 수사인데다 수사 대상이 협력사에 국한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중재로 화해에 나선 두 회사 사이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천안, 기흥에 위치한 3개 사업장과 본사 등 4곳을 방문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압수수색을 받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특허 소송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를 통해 OLED 관련 기술을 빼내려 한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세상에서 OLED를 유일하게 만들어 파는 회사가 삼성이다"면서 "오히려 우리 기술이 나갈까봐 걱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와의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런건 아니죠"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역시 "경찰이 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기술 유출이 있다고 판단해 인지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들을 통해 OLED 기술을 빼돌렸다는 얘기는 터무니 없는 소문으로 경찰 조사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경찰측의 이번 압수수색이 인지 수사에 가깝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협력사를 통해서 우리 OLED 기술이 유출된 정황이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화해 문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OLED 기술을 놓고 특허 소송전을 벌여왔다. 지난해 7월 검찰은 삼성의 OLED 패널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의 임직원과 삼성의 전, 현직 연구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두 회사는 이어 OLED와 LCD 특허를 놓고 소송전을 벌였다. 소송전이 상호 비방전으로 심화되자 지난 1월말 정부가 중재에 나서 양사 사장들간의 화해를 시도해 각각 1건씩의 가처분 소송을 취하하며 합의에 나섰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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