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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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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5년 창업...1936년 토소가문과 합병 '바로비에토소' 출범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이탈리아는 가업을 잇는 장수기업들이 많은 나라이다. 1000년에 세워진 이세르니아 시의 종제조소 ‘마리넬리’,1141년에 세워져 올리브유와 포도주를 생산한는 시에나시의 리카솔리, 1369년 창립된 피렌체의 토리니 보석제조공방, 1438년 문을 연 베니스의 조선소 카푸모 디 포르토구아로, 1500년 설립된 도자기회사 그라치아 데루타, 1526년 피에트로 베레타가 브레시아에 세운 베레타, 1733년 설립된 모직공장 피아센차,1745년 창업된 주물제작소 콜바키니 등 한 둘이 아니다. 100년이나 200년 된 기업은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이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바로비에앤토소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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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도시 베니스 주변에 있는 무라노섬의 베니스 글라스로 유명한 ‘바로비에 앤드 토소’(Barovier&Toso)도 이탈리아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공식 문서에 1295년에 그 이름이 등장하는 이 회사는 무려 718년 동안 19대손이 유리공예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바로비에의 문장


바로비에 앤드 토소는 창업역사가 200년이 넘고 가족이 소유하거나 대주주로 남아 있으며 지금도 경영을 하고 있는 8개국 42개 기업들의 모임인 ‘레 제노키앙’(Les Henokiens)에 베레타,183년 설립된 사탕회사 콘페티 마리오 펠리노와 함께 올라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무라노섬의 바로비에앤토소 전시장 전경



바로비에 앤드 토소가 발흥지 베니스에 인접한 무라노섬을 떠나지 않고서도 유리글라스와 유리조명기구 등 유리공예품을 만들어서 700여 년 간을 버텨온 것은 전통에 입각한 독자의 공예기술을 전승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제작기술을 개발해 신천지를 개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00살 늙은 기업은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굳은 껍질을 벗어던져 새살이 돋게 함으로써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바로비에가문의 오래된 족보



바로비에 앤드 토소의 역사는 12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가들은 무라노섬에서 긴 대롱에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녹은 유리원료를 공예품을 만드는 전통이 982년을 전후한 10세기 께에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칸네라는 긴 대롱으로 유리 용해물을 불어서 글래스를 만드는 무라노섬의 장인 도메니코 피올라리우스의 이름이 당시 조용한 공화국인 ‘레파불리카 세리니시마’인 신생 베니스 공화국의 공문서에 등장한다.


베니스 공화국 총독은 1291년 화재와 기술유출을 우려해 베니스 내의 모든 유리 용광로를 무라노섬으로 이전하도록 명령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전승된 전통의 기원이라고 레제노키앙은 밝히고 있다.


바로비에 가문은 자코벨루스 바로비에(Jacobellus Barovier)가 1295년 회사를 만든데 뿌리를 두고 있다.바로비에 가문과 함께 일한 기술자들은 애시당초부터 창조자이자 장인이었다. 이들은 입으로 불어서 유리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을 다듬고 연마해 달통의 경지에 도달했다.


안젤로 바로비에(Angelo Barovier)는 45살에 ‘베니스 크리스털’을 발명해 이탈리아 르네상스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 그는 조카 안젤레토 바로비에와 함께 베니스 문화의 황금시대를 열었으며 맑고 투명하고 불룩한 무라노 글래스는 당대 최고 명품으로 평가받았다 .무라노 글래스는 15세기의 특징인 두터운 에나멜 대신 얇고 가벼우며 투명한 유리를 선호한 게 특징이다. 14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바로비에 결혼식 컵’은 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비에 가문은 17세기에도 번영을 누렸다.16세기 말에 가문은 세 갈래로 나눠졌다. 분가한 가문원들은 각각 유리용광로와 공방을 갖고 있었고 고객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천사'와 '종', '별' 등 세가지 문장을 따로 따로 썼다.


바로비에 가문은 18세기 들어서는 화려한 유리와 더 튼튼하며 더욱 더 정교한 장식무늬를 넣은 유리공예품을 발명했다. 바로비에 가문은 베니스 공화국의 쇠퇴로 경제가 어려웠는데도 무라노를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또 1797 나폴레옹 보나파르와 벌인 전쟁에 패해 프랑스군이 베니스공화국을 점령당했을 때도 섬과 유리공예를 버리지 않았다. 프랑스군에 이어 오스트리아군이 점령해 유리산업이 침체에 빠졌을 때도 바로비에 가문은 꿋꿋이 버텼다.


19세기 들어 바로비에 가문은 다시 한번 베니스 유리산업의 전면에 등장한다. 유리공예 마스터이자 ‘천사’ 문장을 사용하는 공방 주인이던 안젤로 바로비에(Angelo Barovier)는 1866년 무라노 시 의회 회계담당관으로 임명됐다.


또 지오반니 바로비에는 조카 주세페와 벤베누토와 함께 1878년 몸담고 일하던 안토니오 살비아티 유리공장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아르티스티 바로비에르’(바로비에 예술가들 Barovier Artists))로 널리 알려져 있던 이들은 새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물론 유리산업의 변화에 적극 부응했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에르콜 바로비에



20세기 초는 바로비에 가문에는 이정표와 같은 시기였다. 30살에 가족회사를 경영하던 디자이너 에르콜 바로비에(Erocole Barovier)는 유리기술, 특히 색채개발에 천착해 2만여 가지 모델을 개발하고 수많은 특허를 취득해 바로비에 가문의 중흥을 이끌었다.그는 이탈리아에서 뛰어난 산업인에게 수여하는 훈장인 명예기사(Cavaliere del Lavoro) 훈장을 받아 당대 최고의 위대한 예술가로 추앙받도록 했다.


바로비에 가문은 1936년에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17세기이후 유리공예를 하던 유리장인 토소 가문의 아르테미오 토소와 데시오 토소를 파트너 맞이하고 프라텔리 토소 유리공장과 합병한 것이다. 토소가문은 회사 지분의 33%를 취득했다.이에 따라 회사이름은 바로비에 앤드 토소로 바뀌었고 에르콜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때부터 바로비에 토소는 크리스털 글래스와 자개(mother-of-pearl)글래스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는 38년만인 1974년 아들 안젤로에게 최고경영자(CEO)자리를 물려줬다. 파두아대학을 졸업하고 1947년 입사해 51년부터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온 안젤로는 1975년 회사 조직재편을 단행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안젤로는 1990년 회장에 취임하고 아들 자코포를 전무로 일하도록 했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자코포 바로비에



2003년 경영권의 일부는 토소가문으로 넘어갔다.유리장인 출신의 지오반니 토소가 사장이 돼 입으로 불어서 유리 글래스를 만드는 전통의 공예기술과 현대의 스타일을 접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CEO자리는 자코포 바로비에가 여전히 맡고 있다.


[글로벌명문가⑪]718년 베니스 글라스의 예술혼  伊 바로비에 가문 피렌체 포시즌스호텔에 설치된 바로비에앤드토소사의 샹들리에



현재 이 회사는 무라노 크리스털 글래스,무라노 수공예 예술작품, 무라노 샹들리에와 펜던트 전등,테이블 램프, 거실램프,촛대 등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조명기구를 생산하고 있다. 그렇지만 바로비에가 20대손까지 가업을 이어갈지는 의문이다.현재 사장의 여동생과 아들은 회사운영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중국 등 비용이 적게 드는 국가들의 기업들이 저가공세를 펴고 있는 것도 문제다.이탈리아 명품기업들이 가족경영을 포기하고 사모펀드의 자금을 수혈받아 사세를 확장하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중국과 태국 등의 저가공세에 직면한 바로비에도 이같은 추세를 따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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