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 공장 차려놓고 필로폰 10kg 호주로 빌반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국제 마약조직이 국내에서 필로폰을 제조해 해외로 밀반출 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90년대 이후 대규모 밀반출을 목적으로 국내에서 필로폰 제조공장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철희)는 4일 호주인 A씨(31) 등 2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호주인 두목 B씨(35) 등 국제마약조직원 3명을 인지, 호주 연방경찰청(AFP)에 통보, 공조수사를 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마약조직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천 서구 가좌동에 공장을 차려놓고 감기약 등에서 추출한 슈도에페드린 원료를 이용해 필로폰 10kg을 제조, 호주로 밀반출한 혐의다.
검찰은 지난달 필로폰 2kg을 밀반출하려다 인천공항세관에서 적발된 A씨를 추궁해 제조공장의 실체를 확인, 서구 가좌동 공장을 급습해 현장에서 필로폰 2kg(시가 66억 상당)을 압수했다.
필로폰 제조공장이 위치한 곳은 인천의 대표적 공단지역으로 이들은 약 50여평의 사무실을 임대해 일반 화학약품 제조 공장인 것처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 안에는 별다른 시설은 없이 필로폰 제조 원료를 추출하기 위한 장비(비커.저울.계측기.각종 튜브 등)와 화학약품 수십 병이 발견됐다.
육안으로는 단순한 화학실험실처럼 보이지만 마약조직은 이 곳에서 감기약 등 10여종에서 추출한 슈도에페드린을 원료로 이용해 순도 95% 이상의 최상급 필로폰을 제조해왔다.
이철희 부장검사는 “우리나라는 최근 20여년간 국내에서 필로폰을 제조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번에는 필로폰 전량이 호주로 밀반출됐으나 향후 유사사례 발생시 국내 유통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필로폰 원료물질이 함유된 일반의약품의 대량 판매 규제 등에 관해 법령개정 등 대책마련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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