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특허청(USPTO)이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를 최종 무효화했다. 이 특허는 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의 침해를 인정한 것이라 향후 삼성-애플 재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일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 등 외신에 따르면 USPTO는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특허번호 381)를 최종 무효화했다. USPTO가 지난해 10월 이 특허에 대해 무효 예비 판결을 내린 데 이어 6개월만에 무효 확정 판결을 내린 것이다.
바운스백 특허는 스마트폰 등 화면에서 가장자리에 이르면 화면이 튕겨 올라가는 기술로 애플의 주요 특허 중 하나다. 미국 배심원단은 지난해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의 바운스백 특허 등의 침해를 인정하며 삼성전자가 애플에 총 10억5000만달러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당시 갤럭시S, 갤럭시S2, 넥서스 S, 갤럭시탭, 갤럭시탭 10.1 등 20개 이상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태블릿이 이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USPTO가 바운스백 특허를 무효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올해초 최종 판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당초 10억5000만달러에서 5억9950만달러로 삭감했는데 배상액이 한 차례 더 감액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은 1심 법원에서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해 새로운 재판을 앞두고 있다.
애플은 USPTO의 특허 무효 확정 판결에 불복해 항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한편 USPTO는 바운스백 특허 뿐만 아니라 애플의 주요 특허들을 대상으로 유효성을 재심사하고 있다. USPTO는 지난해 12월에는 애플의 터치스크린 휴리스틱스 특허(특허번호 949)에 대해 무효 예비 판결을 내렸다. 이 특허는 터치스크린이 사용자의 손동작을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애플 변호사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의 특허(the Steve Jobs patent)'로 부르는 등 애플의 핵심 특허로 여겨져왔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바운스백 특허가 무효화된 상태에서 1심, 2심 재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효성을 다투는 특허가 많아 삼성-애플 재판의 향배에 이목이 쏠린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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