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 안장된 저명인사들에 얽힌 역사를 배우는 '묘역 투어'가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진행된다. 망우리묘역은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 한국의 시인, 승려, 작가이자 독립 운동가인 만해(萬海) 한용운, 아동문화운동가이자 어린이 교육인, 사회운동가인 소파(小波) 방정환,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사람이면서 1886년(고종 23년) 박문국(博文局) 주사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 기자 위창(葦滄) 오세창, 화가 이중섭 등 독립운동·정치가·학자·시인·소설가 등 유명인사 23인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통일운동가이자 진보적 정치가 죽산(竹山) 조봉암, 195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 '목마와 숙녀'의 박인환, 구한말 들어온 신종전염병과 천연두 퇴치를 위한 항체연구에 성공한 의사 송촌(松村) 지석영 등도 이곳에 묻혀있다.
이번 '묘역 역사 탐방'은 어르신 위주로 진행하던 장사문화 관련 체험을 청소년층과 일반인 대상으로 확대해 청소년에게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살예방 등 생명존중과 올바른 인생관을, 일반인에게는 자신의 삶을 재정립 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과거 혐오시설로만 봐오던 장사(葬事)시설을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도심 속 친근한 근린시설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망우리공원묘지 중간 중간에는 자연이 만들어준 포토 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저명인사 묘역 도착 시 묘역투어 스템프 날인, 죽기전에 꼭하고 싶은 일 5가지가 담긴 1년후 나에게 쓰는 엽서, 세상에서 가장 느린 우체통, 위시 보드작성 코스를 다 돌았을 경우 역사탐방 인증서가 수여되는 이벤트도 함께 한다. 또 시립자연장지인 수목장과 잔디장의 모형을 돌아보며 미래지향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장묘문화를 직·간접 체험하는 기회와 수목장, 잔디장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관선 서울시립승화원장은 “묘역 따라 역사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선조들의 삶과 역사인식을 바로 알고 그것을 교훈삼아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져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장사시설은 이제 혐오시설이 아닌 복지시설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청대상은 초등 4학년 이상, 중·고등학생, 일반 30명 내외 단체로,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 (http://yeyak.seoul.go.kr)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12시까지로 투어시간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투어는 망우리공원묘지에 대한 설명과 신청단체가 선택한 코스를 향토문화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저명인사의 약력, 그림, 시, 노래를 통해 주요활동 및 시대적 삶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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