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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담양 죽녹원 대나무 기상을 생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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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길 기자]


"최희우 담양 부군수 "


[특별기고]담양 죽녹원 대나무 기상을 생각하며 ... 최희우 담양 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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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따스한 봄바람이 땅끝 매화향기와 함께 담양 죽녹원의 댓잎을 살랑살랑 간지럽게 한다.


겨우내 을씨년스럽게만 느껴졌던 죽녹원도 훈풍으로 완연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칙칙했던 겨울옷을 벗어 버리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죽녹원을 쉬엄쉬엄 거니노라니 봄바람을 만난 댓잎은 사각사각 음악소리를 내고, 서로의 몸을 비벼가며 한들한들 춤을 춘다.


하늘을 가리고 서있는 대나무 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영롱한 햇살은 죽녹원 무도회를 더욱 아름답게 조명한다. 이렇듯 남녘의 따스한 봄바람은 대나무 숲 죽녹원을 더욱 기운생동하게 만든다.


대나무는 지구상에 약 120속, 1250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동남아에 1190종이 자라고, 중국에 500여 종, 일본에 64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종이 자생하고 있는데 일제 때 중국과 일본, 남방 등지에서 35종이 들어와 현재 54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나무는 영어로 ‘Bamboo’라고 한다. 이 명칭은 말레이 반도의 토속어의 ‘Bambu'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어원은 대밭이 불에 탈 때 생기는 폭발음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불이 붙은 대줄기가 팽창하여 ‘펌(밤, bam)’ 하고 터지는데, 이때 대줄기 속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푸(부, boo)’ 하고 새어 나오는 소리의 의성어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대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찍이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양죽기(養竹記)’에서 “대나무가 여문(固) 것은 수덕(修德)이며, 바른(直) 것은 입신(立身)이요. 속이 비어(空) 있는 것은 체도(體道)이며, 곧게 자라는 것은 입지(立志)라” 했다. 그것은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대나무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나무의 본성이 굳기 때문에 덕(德)을 세울 수 있으며, 또한 바르기 때문에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대나무의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도(道, 空)를 체득할 수 있고, 대나무 마디가 곧기 때문에 뜻을 세워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송나라 때 대문호이자 문인화가였던 소동파(小東坡)는 ‘고기’가 몸을 보양한 것이라면 마음을 살찌우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대나무’ 라고 하였다.


고기가 먹고 살아가는 인간의 실용적 가치를 대신하고 있는데 반해 대나무는 마음을 수양하고 예술적 감동이나 종교적 이념을 추구하는 상징적 가치를 창조한다고 여겼다.


향기로운 꽃들이 봄소식을 전해오는 죽녹원의 여러 오솔길 가운데 철학자의 길을 걸으며 소동파의 시 어잠승록균헌(於潛僧綠筠軒)을 읊조려 본다.


식탁에 고기는 없을 수도 있겠으나,/사는 집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아니 될 일./고기 없으면 사람이 마르지만,/대나무 없으면 사람이 속물 되기 마련./사람이 마르면 살찌울 수 있으나,/선비가 속되면 고칠 수 없다네! /사람들은 이 말 비웃어,/고상한 듯하지만 역시 어리석다 말하네! /대나무 앞에 두고 음식을 배불리 먹겠다 한다면,/이 세상 그 어디에 그런 욕심 다 채울 사람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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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대나무가 일찍부터 선비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보다 한겨울 모진 눈보라와 차가운 서리에도 굴하지 않고 푸르름을 잃지 않는 의연함이 선비의 기상을 닮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요즈음 사회 곳곳에 쇄신과 정풍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변화의 시기를 맞아 사회 지도자들이 포근한 봄바람과 함께 담양 죽녹원을 찾아 불의에 굴하지 않은 올곧은 대나무의 기상을 생각하며 초심(初心)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김재길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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